무비판과 도움

by 송창록

'메신저를 보지 말고 메시지를 보라'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고치면 이렇게 됩니다.

'비난을 하지 말고 비판을 하라.'

이게 잘 안됩니다.

사람이 있으면,

상황 문제가 사람 문제로 바뀌어서 인식됩니다.

밉고 싫은 사람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평소에도 관계가 좋지 않은데 말입니다.

문제 스케일이 커서 도움을 구해야 하는데

선뜻 할 수 있겠습니까?

상황 문제와 사람 문제를 분리할 수 있으려면,

더 나아가 사람 문제를 처음부터 만들지 않으려면,

비난하는 습관으로 발전하기 전에

비판하는 습관을 통제해야 합니다.

비판은 피드백과 마찬가지로

잘못을 드러내어 따지는 행위입니다.

비판에서 비난으로 점프하는 이유는

잘못을 사람에게서 찾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이 인식을 출발점으로 두고,

사람이 잘못하게끔 동작한

주변 조건과 환경을 비판 대상에 올립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자연스럽게 사람이 '자아비판'도 할 줄 압니다.

자아비판의 핵심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러한 접근을 포스트모템이라고 합니다.

포스트모템의 끝판왕이 '사회역학'입니다.

누군가의 죽음은

일차적으로는 그의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거시적인 사회역학으로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간은 너무 작은 거와 너무 큰 거를 대하면

시각과 관점을 잃습니다.

Bias 또는 Frame을 벗어나려고,

관찰 도구를 바꿉니다.

인류가 만든 모든 도구와 미디어와 데이터는 인간의 확장이며,

도구와 미디어와 데이터가 곧 메시지입니다.

내가 어떤 도구와 미디어와 데이터를 쓰냐가

나의 의식을 결정합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교보문고 비석에 새겨져 있습니다.

도구와 미디어와 데이터가 메시지라면,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옆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동료입니다.

인간은 도움 없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도움을 청해 도움을 얻는 과정을 통해

생존하고 진화합니다.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절박함이

언어를 발달시킵니다.

훌륭한 리더는 도움을 잘 구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2021년 2월 22일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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