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공룡

by 박정은


유난히 별을 좋아했던 소년의 꿈은 떨어지는 별을 제 손으로 잡는 것이었다. 어른들이 너는 꿈이 뭐니, 하고 물으면 늘 대답은 똑같았다. 별동별을 잡을 거예요. 그때마다 어른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그런 건 꿈이 아니라고 진지하게 타박하는 어른도, 소년의 대답이 아주 귀엽다는 듯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어른도 있었다.





소년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 자신의 꿈을 간직할 수 있었던 건, 소년의 부모님 덕분이었다. 그들은 아들의 꿈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늘 소년의 꿈을 응원해주는 안전한 지지대가 있었기 때문에 소년은 매일 저녁 잠들기 전 소원을 빌며 잠이 들었다.






“꼭 별똥별을 잡게 해주세요.”






문제는 소년이 한 살 두 살 먹어가며 소년의 꿈과 반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의 사진을 보여주며 소년의 진로에 대하여 논의해보려던 담임선생님은 결국 면담을 중단하고 말았다. 처음 사귄 여자친구는 진지하지 않은 소년의 꿈에 실망하고 떠나버렸다.






소년은 왜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품어온 자신의 꿈이 갑자기 문제를 일으키게 된 이유도 알 수 없긴 매한가지였다. 그렇게 소년은, 나이가 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늘 자신의 별이 어디까지 왔을까 가늠해보느라 아득하게 하늘을 쳐다보던 소년은, 어느날 한 소녀와 툭, 부딪치고 말았다. 하늘을 보고 걷던 소년은 자주 돌부리에 넘어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소녀와 부딪치고 만 것이었다. 그때 소녀는 아주 두꺼운 책 한 권을 읽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소년과 부딪히는 바람에 떨어뜨리고 만 책에는 공룡의 사진이 크고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동안에는 하늘을 보고 걷는 소년을 사람들이 알아서 요리조리 피해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소년은 놀란 마음에 소녀가 떨어뜨린 책을 주워서 소녀에게 건넸다. 새 책을 떨어뜨린 소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있었다. 소녀의 눈을 바라본 소년의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소년이 그토록 찾던 별빛을 소녀의 눈 속에서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아이가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도, 화석도, 모험도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공룡의 사진”이라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남자가 들려주는 이아기에는 무엇 하나 아이의 흥미를 돋구는 소재가 없었다.





남자도 사정이 있었다. 남자는 엄마를 닮아 공룡 이야기만 좋아하는 아이가 야속했다. 이야기는 막 재밌어지려는 참이었다. 게다가, 그는 공룡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하루종일 즐겁게 놀던 남자와 아이는, 밤이 되자 한 마음이 되어 여자를 간절히 기다리게 되었다. 눈에 별을 담고 있었던 소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