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들 642>
나의 인생은 단 1초 때문에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의 인생은 여러 사건들의 퇴적층과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하나의 사건은 인생의 방향을 아예 틀어버리곤 한다. 흔히들 결혼이나 취업 같은 것이 그렇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 삶은 대체로 어이없는 우연들의 연속이므로 사소한 사건 하나가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사소한 사건이 우연이었는가 필연이었는가에 대해서도 아직 논쟁의 여지는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촘촘한 운명의 거미줄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느냐고. 글쎄, 운명이 진작부터 이렇게 직조되어 있었다면 그건 유감이라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생은 한 편의 희극과 같다는 것이다. 때로는 주인공이 내가 아닌 것 같은. (그렇다면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인가? ㅡ 삶이야말로 진정한 주인공이다.)
아무리 그래도 1초는 삶의 경로를 바꾸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말하는 당신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 우선, 1초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1초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슬쩍 한 번 더 보는 것, 집을 나서기 전에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눈이 마주쳤을 때 당신에게 미소를 건네는 것…
생각해보라, 단 1초의 차이로 지하철을 놓치고 날아오는 공에 얻어맞고 수강신청에 실패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길을 엇갈리는 바람에 지각을 하고 쪽팔림과 멍을 얻고 학점을 깎아먹고 사랑을 잃고 배회한 적이 없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