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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생명 Jun 19. 2023

5-?=?

작은 수술도 수술이다

 그렇게 장내 불균형은 일주일쯤 이어지다 잠잠해졌고 그와 더불어 다음 수술일정도 정해졌다.


 이번 수술은 시간도 십여분밖에 되지 않는 정말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그래도 수술은 수술이어서 각종 검사가 다시 이어졌다. 심전도, 엑스레이, 피검사 등등.


 수술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날 긴장하게 만든다. 아니 수술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수술이라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마취 때문이다.


 첫아이를 낳을 때 제왕절개를 하면서 처음으로 마취를 하게 되었는데 척추를 타고 흐르던 그 차갑고 뭐라 할 수 없이 싸한 그 느낌이 지금껏 몸에 새겨져 마취를 할 때마다 그때의 서늘함이 살아나서 무섭고 싫다.


 수술은 순조롭게 끝났고 수술 이후 움직임이 약간은 자유로워져서 활동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수술 전엔 왼손전체가 옆구리쯤에 붙어 있었다면 수술 이후엔 엄지손가락만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이번 수술은 이렇게 끝이 났는데 다음 수술은 언제쯤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상태를 봐 가며

다음 일정을 잡는다는데 그 일정이 언제쯤 잡힐지.

 

 한쪽팔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잠잘 때에도 한쪽 방향으로만 자야 했고 다리를 쭉 펴고 자면 수술부위가 땅겨 다리를 구부리고 자야 했다.

 

  다행인 것만 생각하고 감사한 것만 생각하기로 했는데 한 번씩 밀려오는 분노와 절망감은 어쩔 수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지금 일어난 것인지 이유를 알아보겠다며 악착같이 살아보자 모진 맘을 먹어 봤지만 이렇게 불쑥불쑥 절망감이 몰려올 때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나의 가여운 왼손은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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