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도담삼봉에서 잠깐이나마 더위를 잊었다
나는 지금 3주째 목감기를 앓고 있다.
살을 에이는 한겨울에도 걸리지 않는 감기는
매해 여름마다 나를 찾아온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워서 온열질환자도 많이 발생하고 가축이며 물고기까지 그 누구도 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더위를 피해서 떠난 여름휴가엔 태양을 피하기 바빴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더위는 당할 수가 없었다.
십여 년 전쯤 반찬가게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총각김치를 담그려고 총각무를 사 가지고 왔는데
잎이 무르고 벌레도 많이 나왔다. 예전에 나라면 싱싱하지 못한 알타리를 보고 짜증을 냈을 텐데
그날은 이렇게라도 버텨준 알타리가 고맙고 기특하고 안 쓰럽기까지 했다.
'너도 이렇게 여름앓이를 하는구나'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진이 빠지지는 않는다.
춥다고 입맛이 가시지는 않는다. 그러나 올해 같은 폭염엔 입맛도 가시고 그야말로 기진맥진이다.
더위를 피하는 젤 간단한 방법은 냉방용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냉방용품에 약하다. 아니 그것들이 풍기는 바람에 약하다. 목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바람을 쐬지 않으려고 선풍기를 껐다가 땀이 비 오듯이 올 상황이 되어서야 다시 켜곤 한다.
상황이 이러니 운동은 꿈도 꿀 수 없고 땀을 이렇게 흘리니 몸이 축 날 수밖에.
그리고 여름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
모기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벌레들이 그것이다.
집 앞이 산이라 이름 모를 새소리에 잠을 깨는 행복을 누리고 있지만 집이 4층이라 벌레들의 방문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나쁜 거에 나쁜 거만 더해지는 여름.
그래도 이 여름을 견딜 수 있는 건, 이 여름이 가고 돌아올 가을이 있기 때문이다.
눈앞을 가득 채울 황금들판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을 다채로운 단풍들까지.
어쩌면 가을은 여름을 잘 견딘 우리들에게 자연이 주는 선물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