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에서 우연히 인도를 경유하게 되었고 공항에서 그 매력에 빠져버려 다음 여행지를 인도로 정하게 된 것 그것이 다인 것이다. 네팔은 인도를 가는 김에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도 유명하고 한번 가볼까 하고 함께 가게 되었다.
인도에 대한 악명 높은 소문은 여행을 가기 전부터 진작에 지겹도록 듣고 있었다. 치안이라던가 특히 성추행 등의 문제라던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 용기 있게 난 인도로 발을 내딛게 되었다.
인도의 첫인상은 듣던 대로였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가 심각하다지만 인도는 정말 뿌옇다. 심각하게 뿌옇다. 공항전철을 타고 내려 여행자 거리라 불리는 빠하르 간지로 걸어가는데 어떤 미친 아저씨가 힌디어로 뭐라 뭐라 이야기를 하며 내게 다가왔다.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빠하르 간지에 위치한 숙소에 짐을 풀고 길을 돌아다니는데 정말 전쟁터였다. 태어나서 인생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미친 듯이 정신없는 거리였다. 들개와 소가 지나다니고 잡상인들은 내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왔다. 그중에는 카슈미르 사기단도 있었다. 여행경보 지도에 빨간색이 뜨는 카슈미르를 안전하다 괜찮다고 하며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정말 혼이 빠져나갈 것 같고 믿을 만한 사람도 없고 내가 이곳에 온 것이 맞는가 싶으며 미칠 것 같을 때 '한국분이세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갤 돌리니 한 중년의 한국인 여성분께서 서계셨다. 짜이를 한잔 하라고 하며 나를 진정시켰다. '인도인들이 활발해서 그렇지 속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라며 이야기를 건네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도의 물건을 떼어다가 한국에서 판매하는 일을 하여 인도를 자주 오간다고 했다.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또 우연히 한국인 여자분을 마주치게 되었다. 한국인을 만남에 서로 놀라 셋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마주치게 된 분은 20대 후반 정도였으며 요가를 배우기 위해 인도에 6개월가량 머무르다 떠나려고 수도에 온 참이라고 하였다. 우리 셋은 그렇게 한국인이자 여자라는 동질감으로 인해 금방 그 자리에서 친해졌다.
인도에 오래 머문 두 분은 초행길인 나를 데리고 근처 공원으로 안내해주었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다시 빠하르 간지로 돌아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시간이 지나니 어수선한 길거리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나는 두 분과 함께 빠하르 간지의 밤거리를 구경했다. 각자 일정이 있어 아쉽게도 단 하루밖에 함께 동행하진 못하였지만 두 분 덕에 잔뜩 졸아만 있던 내가 인도에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딛게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