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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다반사 Dec 15. 2021

매일 새로운 앨범을 만날 수 있는 레코드 매장

FACE RECORDS MIYASHITA PARK

LP, CD, 카세트테이프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음악을 경험하고 즐기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도쿄다반사가 좋아하는 도쿄의 레코드 가게 또는 음악이 좋은 가게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레코드와 도쿄의 거리, 그리고 레코드가 있는 생활'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FACE RECORDS를 시작으로 인터뷰 형식으로 발행될 콘텐츠를 읽으시면서 레코드가 함께 하는 즐겁고도 풍요로운 삶에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FACE RECORDS의 아라이(荒井) 씨입니다. 아라이 씨는 FACE RECORDS의 RAYARD MIYASHITA PARK(이하, 미야시타 파크)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미야시타 파크는 시부야(渋谷)와 진구마에(神宮前)에 걸쳐 조성된 복합 상업 시설로 오픈 당시 한국에서도 꽤 화제가 되었습니다.




도쿄다반사: 안녕하세요, 도쿄다반사입니다.

아라이: 안녕하세요, FACE RECORDS MIYASHITA PARK의 아라이입니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19년 12월 이후에는 도쿄에 갈 수 없다 보니 FACE RECORDS MIYASHITA PARK는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봤는데도 굉장히 밝고 친근한 분위기의 레코드 가게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레코드 마니아뿐만 아니라 학생들이나 여성들과 같이 누구나 들어가기 편한 레코드 가게라는 인상이었어요. 우선, 매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시부야에 있는 미야시타 공원(宮下公園)이 2020년에 4층 구조의 개방적인 상업 시설로 새롭게 생기면서 그와 동시에 오픈한 가게입니다. 현재 인기가 있는 일본의 팝 음악을 중심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그 외 록, 재즈, 소울, 힙합, 월드뮤직, 테크노 등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시부야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이유로 젊은 분들부터 연세가 지긋한 분들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고 계십니다.


FACE RECORDS MIYASHITA PARK  ⒸFACE RECORDS
FACE RECORDS MIYASHITA PARK  ⒸFACE RECORDS


좋네요. 나중에 도쿄 선물로 미야시타 파크에 가서 일본 팝 음악 레코드를 사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일본 팝은 서울의 젊은 세대들도 지지하는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아라이 씨가 FACE RECORDS에 근무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레코드에 관한 전문 지식을 익히고 싶어서 시모키타자와(下北沢)에 있는 GENERAL RECORD STORE에 여러 번 방문했었고, 대학 졸업 전에 FACE RECORDS에 마음먹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GENERAL RECORD STORE는 FACE RECORDS MIYASHITA PARK의 자매점과 같은 곳이네요. 저는 시모키타자와를 가면 꼭 들리는 곳이 킷사텐 '이-하토-보(い ー はと ー ぼ)'와 GENERAL RECORD STORE입니다. 혹시라도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라이 씨가 처음 산 레코드는 어떤 거였나요?

처음 산 레코드는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과 나카모리 아키나(中森明菜) 앨범입니다. 고등학생 때, 기타를 취미 정도로 연습하던 저에게 오지 오스본의 기타리스트는 영웅이었습니다. 특히 랜디 로즈(Randy Rhoads) 요. 우연히 YouTube에서 보게 된 나카모리 아키나의 '십계(十戒)(1984)'를 계기로 작곡을 한 타카나카 마사요시(高中正義)를 알게 되었고, 나카모리 아키나 시작으로 당시의 일본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듣게 되었습니다. 80년대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OZZY OSBOURNE(조지 오스본) - "Mr. Crowley" 1981 (Live Video)
나카모리 아키나(中森明菜) - 十戒(십계) (1984)


기타리스트, 멋지네요.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저로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십계'가 타카나카 마사요시의 곡이었군요. 저에게 타카나카 마사요시는 퓨전 계열의 인물이라서 이 내용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나카모리 아키나는 한국에서는 '명채 누나'로도 불립니다. '아키나(明菜)'라는 한자가 한국어로 읽으면 '명채'이고, '누나'는 일본어로 '네짱(姉ちゃん, 누나)'이라는 뜻이에요. 미야시타 파크에 놀러 온 한국인들이 매장에서 나카모리 아키라의 레코드를 사면 '명채 누나'라고 말씀해보세요. 아마 좋아할 겁니다! :) 레코드 가게에서의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일 년 조금 지났는데 제가 가지고 있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레코드가 잘 팔리고 있으면 정말 기쁜 마음이 듭니다. 매장 BGM으로 흐르고 있던 레코드가 팔리는 적도 있었어요. 반면 사고 싶은 레코드가 눈앞에서 판매가 되어버리는 괴로움도 있습니다. : )


아, 그건 정말 괴로운 일이네요! 아라이 씨의 경우는 한 달에 몇 장 정도 레코드를 구입하시나요?

한 달에 10~20장 정도 삽니다.


FACE RECORDS MIYASHITA PARK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 ⒸFACE RECORDS


현재  매장 이외에 자주 레코드를 사러 가는 레코드 가게나 지역이 있나요?

지역이라면 시부야, 시모키타자와, 신주쿠(新宿) 주변이 많아요.


레코드 가게에서 레코드를 디깅 할 때에 염두에 두고 있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레코드를 디깅 할 때에 생각하고 있는 것은 NEW-ARRIVAL(신착) 코너부터 체크하는 것이에요. 아티스트와 장르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어서 모르고 있던 아티스트와 레코드를 알 수 있습니다!


신착 코너를 통해 모르고 있던 아티스트와 레코드를 알 수 있다는 것, 좋네요. 이건 인터넷으로도 경험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YouTube나 Spotify의 추천 아티스트 기능이 있지만, 레코드 가게에서 경험하는 것과는 다른 감각과 방식인 것 같아요. 혹시 평소 생활 속에서 레코드 그리고 레코드 가게가 가진 매력이 무엇일까요?

친구와 가족, 그 장소에 있는 누군가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 레코드 가게의 매력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있는 게 아닐까 해요!


방금 전에 이야기를 나눴던 '모르고 있던 아티스트와 레코드를 알 수 있다'는 것과 연결되는 이야기네요. 하루 중 자신의 방이나 공간에서 가장 레코드를 들을 때는 언제인가요 그리고 그때의 상황이나 분위기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시간이 있을 때는 오전 중에 듣지만, 기본적으로 밤에 듣고 있습니다. 스피커에 몸을 가까이 가져가서 집중해서 들을 때도 있고, 무언가 작업을 하면서 BGM으로 들을 때도 있습니다.


가령 '일상생활 속에서 이럴 때 레코드를 사용하면 좋아요'와 같은 게 있을까요?  

재즈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스탄 게츠(Stan Getz)의 레코드를 액자에 넣어서 선물해 준 적이 있어요. 레코드를 지인들에게 주는 것은 특별한 느낌이 듭니다. 추억이라는 형태로도 남기기 쉽고요,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듣고 싶을 때 들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선물용으로 레코드를 구매하시는 손님들도 많아요.


스탄 게츠, 좋네요. 액자에 넣으면 그림이 되네요. 그리고, 선물용으로 레코드를 구매하시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도 멋진 이야기입니다.


앨범 GETZ / GILBERTO Ⓒ도쿄다반사

Stan Getz feat. Astrud Gilberto - The Girl From Ipanema

https://youtu.be/cMmJkidreUc 



어려운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도쿄에서 생활해서 좋았다고 생각 든 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접근성의 용이함인 것 같아요. 주요 지역으로 순식간에 갈 수 있습니다. 도쿄에는 여러 지역마다 레코드 가게가 있어서 그 지역을 찾은 김에 레코드 가게를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레코드 가게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다른 나라나 지역과는 다른 도쿄의 레코드 가게만의 특징 같은 것일 텐데요.

물량이 많고, 갖춰 놓은 상품들도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불만의 여지가 없어요!


도쿄, 음악, 레코드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한국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쿄의 지역이나 가게가 있다면요?

레코드를 찾으신다면 시부야를 추천합니다. 올해 3월에 디스크 유니온(ディスクユニオン) ROCK in TOKYO, 9월에는 TOWER VINYL SHIBUYA가 오픈해서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요. 도쿄의 유명한 지역들은 각자가 가진 분위기가 달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시간이 있을 때에 여러 곳을 다녀보셨으면 합니다.


그렇군요. 그런 의미로는 도쿄는 시부야라면 시부야, 신주쿠라면 신주쿠처럼 하나의 지역을 하루에 걸쳐서 즐기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아, 혹시 지금 서울에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에게 근무하시는 매장의 레코드 중에서 선물하고 싶은 게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런 스타일은 어떨까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일본 팝, CITY POP을 중심으로 '도시 = TOKYO'를 연상시키기 쉬운 음악을 골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CITY POP은 'TOKYO의 음악'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네요!


마츠토야 유미(松任谷由実)의 PEARL PIERCE,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未来派野郎(FUTURISTA),  EPO -  POPTRACKS
카도마츠 토시키(角松敏生)의 GOLD DIGGER,  나카야마 미호(中山美穂)의 CATCH THE NITE



마츠토야 유미(松任谷由実) / PEARL PIERCE

https://youtu.be/FYXc2jf23Vg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 未来派野郎(FUTURISTA)

https://youtu.be/_ZaDQL6fobA

EPO / POPTRACKS
https://youtu.be/hJZAoYCVzWw

카도마츠 토시키(角松敏生) / GOLD DIGGER
https://youtu.be/_99j2e89VEc

나카야마 미호(中山美穂) / CATCH THE NITE
https://youtu.be/dx7DpdFFNUU



앞으로 아날로그 레코드는 어떨 거 같으세요?

구독형 모델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형태로서 가지고 싶어서는 사람들은 적지 않을 듯해서 앞으로도 생산되고 듣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단 몇 년 사이에 기술이 진화해버리는 세상에서 다시 새로운 음악 미디어가 생겨날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네요. 그런 의미에서 생활 속에서의 소중한 장소로서 레코드 가게가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동네에 레코드 가게가 있어야 하는 이유 같은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온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레코드만을 찾아보고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우연히 들린 가게에서 새로운 만남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물(레코드)을 보고서 듣고 싶어지는 음악도 있기 때문에 음악과 만나는 '장소'(레코드 가게)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글을 읽는 한국 분들에게 매장에 대해 소개하고 싶으 신 내용이나 공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희 매장은 매일 새로 입하되는 레코드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매일 오셔도 질리지 않는 레코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인터넷 판매 등의 통신판매는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레코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시기가 안정되었을 때 꼭 한 번 가게를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최근 미야시타 파크도 도쿄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해진다면 꼭 도쿄에 가서 미야시타 파크에 들리고 FACE RECORDS에서 멋진 도쿄의 음악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좋아하는 옷을 사듯이,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듯이, 분명 좋아하는 레코드와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레코드의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의 분들에게 그 매력이 잘 전해지지 않을까 해요. 저도 빨리 가고 싶습니다. : )




FACE RECORDS MIYASHITA PARK

Instagram  facerecordsmiyashitapark

Twitter  face_miyashita

ADD MIYASHITA PARK South 3F, 6-20-10 Jingumae, Shibuya-ku, Tokyo 150-0001 Japan

TEL 03-6712-5645

영업시간 11:00 ~ 21:00 (연중무휴)

※ 연말연시 등의 부정기적인 휴일은 WEB에서 공지해드립니다.

※ FACE RECORDS MIYASHITA PARK는 해외 배송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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