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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효니 Dec 27. 2016

#1-1. 그래 훌쩍 함 떠나보자, 미국.

[여자혼자미국횡단여행]프롤로그.

오랜만에 여행을 한다. 그것도 나 혼자 훌쩍 떠나는 건 수년만인 것 같다.


유학시절에는 생활비를 벌어가며 공부하느라 취직 준비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는 금전적 여유는 생겼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매번 아쉽지만 일본 국내여행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랬던 내게 우연히 2개월이라는 긴 휴가가 생겼다. 멍하니 보내기에는 너무 긴 시간. 어떻게 보낼까 하고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미국에 다녀오면 어때?
항공권 끊어줄게 다녀와.


남편의 갑작스러운 제안, 순식간에 나의 여행이 현실화되었다. 직업상 해외 출장이 많았던 남편이, 모아 온 마일리지를 다 써도 되니까 미국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것이었다.


이게 웬 떡이야!


그래도 난 아직 망설였다.


'결혼식을 앞두고 여기저기 돈 들 일도 많은데..''

'신혼여행도 아직 안 갔다 왔는데..'

'영어에도 자신이 없는데..'


선뜻 나서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내 앞 있던 그는, "비행기랑 호텔 끊으면 금방이야"라면서, 그 자리에서 미국행 항공권을 끊어버렸다. 나는 남편 복 하나는 있나 보다.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내 등을 살며시 밀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 정말 든든하구려.


여행은 갑자기 찾아온다. 그렇게 2주간의 나 홀로 미국 여행이 시작되었다.


2주간, 어디 가지?


미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뉴욕이었다. 첫 미국 여행이니까 뉴욕은 빼먹지 않고 다녀오고 싶었다. 이제 와서 미국 드라마에 재미가 들려서, 가십걸을 재밌게 보고 있던 참이었다. 드라마 촬영 장소에 갈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여담이지만, 일본에 가고 싶다고 꿈꿔왔던 그때도 똑같았다. 일본 드라마와 영화에 푹 빠져서 언젠가 일본에서 살아보고 싶다 하고 꿈꿔왔던 것이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아직도 꿈꾸는 나는, 드라마 속 주인공에 대한 동경이 모티베이션이 되는 사람 인가 보다.


2주일 뉴욕은 심심할 거야.
어디 다른 데 가고 싶은 곳은 없어?


복에 겨운 소리지만, 시간이 너무 넉넉했다. 뉴욕의 주요 관광지는 3일 있으면 다 돌 수 있다고 했다. 혼자서 2주일이나 있기에는 그다지 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 이왕 가는 거 동부도 서부도 다 돌고 오자! 첫 미국 여행이라면서, 겁도 없이 일단 저지르자 정신이 내 안에 뭉글뭉글 피어나기 시작했다.


항공권 끊어버렸으니까..

한번 가보자 이거야.


동부의 대표도시가 뉴욕이라면, 서부의 대표도시는 샌프란시스코가 아닐까? 남편이 자주 출장을 다녀오던 실리콘밸리에도 다녀와 보고 싶어 졌다. 얼마 전 본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나왔던 골든게이트 교도 내 눈으로 꼭 보고 싶어 졌다. 그래, 샌프란시스코도 가보자.


더는 없나? 뉴욕이랑 샌프란시스코만 다녀오면 됐나? 사람이 한번 마음을 먹으면 이제는 욕심이 생긴다.


빼먹을 수 없는 녀석이 나타났다, 그랜드캐년


대도시 이외에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게 미국의 매력이 아닐까. 도시스러운 풍경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로 충분할 것 같았다. 작은 섬나라 일본에는 없는 풍경, 광대한 대자연의 대명사 그랜드캐년! 남편도 아직 다녀온 적이 없다는 그랜드캐년을 여행의 세 번째 목적지로 삼았다.


여행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하는 해외여행, 혼자 가는 여행이 겁도 났지만 갑자기 이 모든 게 즐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뭐, 죽기야 하겠어? 이왕 가는 거 몽땅 다 즐기고 오자.


그렇게 나의 첫 미국 여행의 행선지는

"뉴욕→라스베이거스→그랜드캐년→샌프란시스코" 가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란 나의 어나더 스카이는 일본이다. 그러나 어느새 일본 생활도 10년이 가까워 오면서, 요즈음은 또 다른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 졌다. 새로운 땅, 거대한 대륙에서 나는 어떤 새로운 세상과 만날 수 있을까. 두근두근 기대된다.




Brunch.

동경에서 대학을 졸업 후, 경영&IT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본 유학, 일본 취업에 관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멘토링 목적의 희망 포스팅을 위주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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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준비 중인 예비신부이기에, 요즘은 한일 부부 포스팅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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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일본어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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