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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와 신디 로퍼
여성들이여, 인생을 즐겨라

너와나의 소녀시대(22)

by 김민정

마돈나는 영원하다. 예순이 넘은 마돈나가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20대 남자 모델과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80년대를 주름잡았던 섹시한 여성 가수는 지금도 그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으로 다져진 날씬한 몸매에 몸에 딱 붙는 본디지 의상, 10센티는 족히 넘는 하이힐을 신고 마돈나는 자신의 젊음을 뽐내고 있다.


1983년에 데뷔해 그래미상을 7번 수상하고 총 200개 이상의 음악상을 차지한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여성 가수 마돈나. 80년대 마돈나는 누구보다도 앞서간 여성이었고 파격적인 컨셉과 비주얼로 대중들의 시선을 단 번에 사로잡았다.


‘Like a Virgin’을 통해 ‘마치 처녀처럼’ ‘마치 처음처럼’ 내 모든 사랑을 당신에게 주겠다고 노래하는 그녀의 의상은 웨딩 드레스와 어깨에 뽕이 단단히 들어간 재킷이다. 웨딩 드레스는 미니스커트이며, 내내 카메라를 주시하며 도발적인 춤으로 섹시한 매력을 당당하게 뽐낸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섹시함을 뽐낸다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파격’을 온몸으로 실천했다. 게다가 마돈나는 강한 이미지를 꾸준히 앞세웠다. 약하고 의지박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겠다고 표명한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임을 단 번에 드러낸 이 곡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은 마돈나는 같은 타이틀의 앨범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에서만 500만 장, 전세계적으로 20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나는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속물적이지만 멋진 여자라고 어필한 ‘Material girl’, 게이 클럽에서 유행하던 보깅 댄스를 차용한 ‘Vogue’도 그녀의 대표작이다. 동성애자 인권을 옹호하고 여성의 성적 해방을 이루겠다며 엔터테이너로 다양한 댄스와 노래를 선보였던 마돈나는 지금도 톱가수로 수많은 화제를 뿌리며 군림하고 있다.


젊은 남자와 거리낌없이 연애하며 성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마돈나가 조금 불편해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그녀는 멋있다. 얼마나 혹독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살고 있을까. 아무리 봐도 이건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성의 성적 해방이 언제까지나 섹스 심벌이어야 할까. 물론 이 컨셉은 마돈나가 내 건 것이고, 그 컨셉을 여전히 당당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존경심마저 든다. 하지만 왜 마돈다는 어딘가에서 컨셉을 바꾸고 덜 꾸미고 더 화장하고 덜 높은 굽의 신발을 신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못한 것일까. 물론 나이가 들어서 섹시 컨셉을 유지할 수도 있다.


어쩌면 대중들과 사회가 그녀에게 끝까지 섹시 컨셉을 유지하게 했을 수도 있다. 나이가 든 연예인, 특히 여성 연예인은 엄마나 할머니 배역 밖에 주어지지 않으며 조금만 살이 쪄도 인터넷 상에서 살쪘다가 화제가 되는 세상이니 더욱 그렇다. ‘아름다움’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은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을 옭아매고 있다. 마돈나가 마돈나여야 하는 세상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마돈나가 데뷔한 시절, 비슷하게 데뷔한 가수가 있으니 바로 신디 로퍼다.

마돈나 최대의 라이벌 신디 로퍼는 파워풀한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오렌지색 머리, 현란한 의상, 반항적인 스타일의 이 싱어송 라이터 동아일보(1984년 6월 14일)는 ‘누더기 같은 옷차림과 괴상망측한 화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이라고 표현했다.


대표곡 ‘Girls just wanna have fun’도 마돈나에 필적하는 자유로운 현대적인 여성상을 표현한 곡이다. 경향신문(1984년 8월 30일)을 이 곡을 한국어로 ‘여자들은 그냥 재미난 보고 싶어해’라고 번역했다. ‘아침에 집에 들어가면 엄마는 나에게 철이 없다며 제대로 살라고 한다’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여자들도 그냥 좀 재밌게 놀고 싶을 뿐이에요’로 이어진다. 마일리 사일러스가 리바이벌해 화제가 되기고 했다. 밤새 놀고 아침에 들어간 딸이 이렇게 당당하게 “나도 좀 놀고 싶었다”고 말한 이 통괘한 노래로 신디 로퍼는 하루 아침에 스타로 등극했다. 그 후 ‘Time after time’로 인기를 이어갔고 영화 <구니스>의 사운드 트랙에도 참가했다. 1984년 그래미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고, 앨범은 600만장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80년대에 접어든 후 음악은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뮤직 비디오를 통해 보는 것으로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마돈나도 신디 로퍼도 영상을 통해 그 매력을 더 크게 발산시키 스타들이다. 그후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 신디 로퍼는 뮤지컬 <킹키 부츠>의 작사 작곡을 맡아 자신의 역량을 뽐냈고 성소수자를 그린 이 작품으로 신디 로퍼는 토니상 작곡사을 수상했다.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뽐내고 삶을 즐기며 신나게 살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로 전세계를 놀라게 한 두 여성 가수는 여전히 자신만의 길을 당당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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