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끝물, 애 셋 둔 아줌마의 도쿄 전직 일기(3)

어쩌다 이 나이에

by 김민정

전직을 생각하고 일단 일본의 전직 사이트에 등록을 시작했다.

내가 취업을 하던 20여년 전과는 크게 달라 요즘은 일본에서도 헤드헌터들의 활동이 어마어마하다.

헤드헌터들의 연락이 여기저기서 오는데, 일손이 부족한 서비스 업종에서 오는 연락들이 많다.

모 레스토랑의 점장 같은 일이다. 레스토랑의 점장이라니 얼마나 훌륭하고 멋진가.

그런데 이 나이가 되도록 나는 레스토랑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시절에 야키니쿠 집에서 알바를 넉달쯤 했으니까.

하지만 내가 대체 얼마나 일을 하면 점장이 될 수 있을까.

음식을 준비하고 홀에서 서빙을 하고 계산을 하고 점원을 거느리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응모를 해야 할 분야가 어디인지가 조금씩 보인다.

연말까지 조용히 글을 쓰며 보낼 생각이었는데, 헤드헌터와 대화도 해야 하고

전직 사이트 담당자와도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렇잖아도 정신이 없는데 정말 뭐하고 말하면 좋을지 모를만큼 정신이 없다.


지금 나는 일명 일본의 시티팝을 틀어놓고 이 글을 쓴다.

내가 전직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연봉 떄문이다.

나는 어느정도 수준의 돈을 버는 프리랜서다.

프리랜서가 얼마를 벌어야 정상인지 또는 많이 버는지 알 수 없지만

나 혼자 먹고 살 정도의 벌이는 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아이들을 키우려니 정신없이 돈이 든다.

먹고 입는 것도 들지만 학비가 어마어마하다.

딸아이가 올해부터 사립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매달 들어가는 돈이 20만엔이 추가 되었다.

한해면 200만엔이 넘는 돈이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프리랜서보다 안정적이면서

아이 학비를 댈 수 있는 직업으로 전직을 하는 것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절로 알게 된 까닭이다.

게다가 오늘 아이 학원 겨울특강을 들을까 해서 설명을 들으러 갔더니

무려 15만엔이 든다고 한다.

아이는 공부를 너무나 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돈을 버는 것 그 외에 뭐가 있을까.


삶은, 아니 돈은 사람을 메마르게 한다. 감성적이 될 여유따위 주지 않는다.

글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주어진 게 많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깨닫는다.

일하면서 글을 계속 쓰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나는 그냥 지금처럼 열심히, 그렇게 가보기로 하겠다.

돈벼락 맞게 해 주세요. 그럼 제가 절반은 기부하겠습니다.

라는 김칫국을 마시며 오늘을 일단 마무리한다.


앞으로의 계획

12월-일단 글을 쓴다, 마감이 22일이다.

헤드헌터와 이야기를 나눈다

일단 지금 응모해야 할 출판사에 서류를 넣는다.

일본 관공서도 현재 모집 중이니 여기까지만 하자.

지방대학 조교에도 응모한다.

(12월은 여기까지만 하자. 그걸로 충분하다)


1월말까지 진전이 없으면, 파견사원으로라도 일을 해서 연봉을 높이기로 한다.

주 3회 파견사원, 주 2회 강사일을 하면 지금보다 벌이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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