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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웨이홈’ 20년 헌사가 집약 가능한 이유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테제를 바탕으로 2002년부터 구축돼 온 스파이더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세계관에 편입하면서 아이언맨과 헐크, 토르와 닥터 스트레인지 등의 히어로와는 다른 서사적 진행을 구축해왔다. 스파이더맨 솔로 무비임에는 분명하나, 히어로만의 독립성이 서사적으론 보장되지 않아왔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은 스파이더맨이 MCU에 갓 편입할 때인 ‘스파이더맨: 홈커밍’부터 징후를 보여왔다. 피터 파커만의 단독 서사를 구축해온 2000년대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2010년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달리 ‘스파이더맨: 홈커밍’부터 피터 파커에게는 토니 스타크와 같은 테크놀로지의 대부(代父)가 함께 해왔다.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다르지 않다. 스파이더맨 솔로 무비임에도 전후반부 전개에선 닥터 스트레인지가 함께 함으로, 스파이더맨만의 독립 서사를 구축하는 대신에 토니 스타크나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은 다른 히어로가 서사 진행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거나 주요 모티브를 제공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모티브가 되는, 스파이더맨의 평행우주 속 빌런인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토퍼스, 일렉트로와 리저드, 샌드맨이 들이닥친 원인도 닥터 스트레인지의 실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사건이다. 피터 파커가 토니 스타크의 기술력을 빌리지 않았다면 576가지의 기능이 탑재된 스파이더맨 전용 수트를 입지 못했을 것이고,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이 없었다면 빌런들이 떼로 들이닥치는 일은 결단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MCU의 피터 파커가 기존 히어로들처럼 단독적인 서사를 구축해왔다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다중 세계에서 넘어온 빌런과의 대립과 같은 극 중 갈등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피터 파커는 미스테리오의 계략을 진실로 잘못 알고 있는 극중 대중에게 비난받는 안티히어로의 누명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피터 파커가 MCU에 편입되면서부터 서사를 구축하는데 있어 단독으로 이끌어가는 캐릭터가 아니란 그간의 서사적 특징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유니크한 장점을 이끌어내는 특징을 갖는다. 극중 피터 파커의 활약이 후반부 들어 관객에게 강렬하게 어필할 수 있게 되는 특징이, 다섯 명의 빌런과 대립함에 있어 피터 파커 홀로 사투를 벌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시너지 효과를 도출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만에 하나 ‘어벤져스: 엔드게임’ 히어로의 활약이 어벤져스라는 집단이 아니라 캡틴 마블과 같은 단독적인 슈퍼 히어로에 의해 진행됐다면 영화 후반부에서 진행되는 파토스를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휘발하고 말았을 것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MCU 단독 히어로 영화들 속 공식처럼 피터 파커 홀로 빌런을 마주했다면 객석의 관객이 맞이할 스크린에서 이뤄진 장엄한 헌사는 결코 도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MCU에서의 스파이더맨이 토니 스타크와 같은 다른 히어로와 함께 진행되어왔던 서사적인 특징은 피터 파커만의 단독적인 서사를 진행시키지 못한다는 약점으로 보이기 쉬웠지만, 결과적으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피날레가 지난 20년 동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통해 관객들에게 축적해온 감정적인 진폭을 증폭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초래하게끔 만들었다. 요즘처럼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이 꺼려지는 시기만 아니었다면 천만 관객 동원은 단숨에 성취할 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선 전작 두 편과 함께 ‘스파이더맨’ 3부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드라마 ‘데어데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초반, 피터 파커를 향해 날아온 벽돌을 한 손으로 막은 선글라스를 낀 변호사가 다름 아닌 데어데블이기 때문. MCU 세계관에 기인한 드라마 캐릭터도 눈여겨볼 때 이스터에그를 찾는 것과 같은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미디어스 (사진: 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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