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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즈’, 뉴스보이들은 어떻게 파업에 성공했나

<뉴시즈>는 ‘연어’와도 같은 뮤지컬이다. 스타 마케팅에 중독된 한국 뮤지컬계에 정면 승부라도 하듯 <뉴시즈>는 스타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는 캐스팅으로 뮤지컬 시장에 도전한다. 어떤 이는 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온주완을 스타 마케팅으로 바라보기 쉽겠지만, 사실 온주완의 캐스팅을 엄밀하게 본다면 뮤지컬 흥행에 많은 도움이 되는 스타 마케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아무리 연예인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갓 뮤지컬에 데뷔한 배우이다 보니 온주완을 믿고 티케팅을 하기보다는 뮤지컬에 첫 발을 내디딘 배우의 첫 등용문이 되는 뮤지컬이라고 보는 편이 낫다.     

<뉴시즈>의 플롯을 간단하게 압축하면 ‘다윗과 골리앗의 투쟁기’다. 여기서 골리앗은 뉴스보이들에게 도매로 판매하는 신문 대금을 하룻밤 사이에 20%나 기습 인상하는 신문사 ‘더 월드’의 조지프 퓰리처와 ‘더 저널’의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다. 이들 신문사의 가격 인상 갑질 횡포에 맞서는 뉴스보이들이 다윗이 되는 셈이고 말이다. 이들 뉴스보이들이 골리앗 퓰리처에게 드는 물맷돌은 노동조합 결성을 통한 ‘파업’이다.    

  

이들 뉴스보이들의 파업을 물맷돌이라고 표현한 것은, 만일 뉴스보이들이 퓰리처의 신문료 20% 기습 인상을 묵묵히 받아들이기만 했다면 퓰리처는 이를 악용하여 언젠가는 뉴스보이에게 판매하는 신문료를 또 인상했을 것이다. 뉴스보이들이 파업을 하지 않고 퓰리처의 인상된 신문료를 묵묵히 받아들였다면 언젠가는 신문을 많이 판매하고도 남는 게 없는 악순환의 구조로 되돌아왔을 테니, 당장은 파업으로 손에 쥐는 수입이 한 푼 없더라도 뉴스보이들의 미래를 위해 파업을 택한 게 미래를 위한 현명한 결단이었을 테다.      


곧 있으면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5월 5일만큼은 각 가정의 어린이가 왕이 되는 기쁜 날이지만, 뉴스보이들의 파업이 일어난 19세기만 해도 어린이 또는 청소년에 대한 인권 보호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는 천양지차로 차이가 나는 시대였다.      

21세기 한국에서는 어린이가 노동에 참여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로 여길 만큼 어린이에 대한 인권이 고양되었지만 19세기에는 뮤지컬의 무대가 되는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지금처럼 어린이에 대한 인권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되던 시절이 아니었다. <뉴시즈>는 지금에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본권이, 19세기에는 얼마나 열악했는가를 어린이날을 계기로 되돌아보게 만드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자칫 <뉴시즈>를 볼 때, 불합리한 권력에 맞서는 뉴스보이들의 파업과 연대만을 강조해서 보기 쉬운데, 파업과 연대 뒤에 이들의 파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연유에 대해 좀 더 짚어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만일 뉴스보이들이 ‘파업’만 했다면 이들의 파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 자명하다. 왜냐하면 뉴스보이들의 파업이 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인 경찰은 뉴스보이들의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오히려 퓰리처의 편에 서서 뉴스보이들을 탄압할 정도로 뉴스보이들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불합리한 공권력과 신문료 기습 인상안에 맞선 뉴스보이들의 파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매스컴’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뉴스보이들의 파업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는, 유인물이라는 형태의 매스컴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뉴스보이들의 파업은 실패로 돌아갔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뉴스보이들의 파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파업’이 다가 아니라, 대중에게 진실을 알리는 유인물이라는 ‘매스컴’의 힘이 보태졌기에 뉴스보이들의 파업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뮤지컬에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파업’이 다가 아니다. 진실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매스컴의 힘은 19세기나 지금 우리가 숨 쉬는 21세기나 유효하게 작용한다는 걸 뮤지컬 한 편을 통해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사진: 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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