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폭식증과 나를 들여다보기
식이장애 극복 첫 단추,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폭식증을 치료하기 위한 첫 단계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왜 나는 폭식을 하는지에 대한 답을 마주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다이어트, 학업 또는 직장 스트레스, 주변 사람과의 갈등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들이 폭식증의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혹은 도대체 왜 내가 폭식증에 걸리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없는 분도 계실 겁니다. 폭식증과 같은 식이장애는 복합적으로 여러 요인이 작용해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고,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내면의 또 다른 원인이 낳은 병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들여다보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요?
폭식증의 원인을 알아내고 스스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가 발견했던 원인들을 토대로 아래의 질문지를 만들었습니다. 간단한 질문들이지만 질문들에 답을 차분히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빈 공간에는 자신의 이름을 채워 넣고 솔직하게 답을 적어보세요.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니 편하게 채워나가면 됩니다. 앞으로의 <폭식증 자가치료 분투기>에서는 아래 질문지의 내용에 왜 답하는 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여러분이 채운 대답을 바탕으로 어떤 해결책을 실천해보면 좋을지 하나씩 살펴보고 변화하기 위한 좋은 방법을 제안할 것입니다.
1. 님의 폭식 증상이 처음 시작된 시기는 언제인가요? 그 시기에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었나요?
2. 님은 얼마나 오랫동안 폭식증을 겪어오셨나요?
3. 폭식하는 순간(음식을 먹을 때), 그리고 폭식 후(음식을 다 먹은 후)에 님이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에 대해 알려주세요.
4. 주로 폭식할 때 먹는 음식의 종류는 어떤 것들인가요?
5. 일주일에 폭식을 몇 회 정도 하나요? 한번 폭식할 때 보통 얼마나 많은 음식을 드시나요?
6. 폭식증으로 인해 현재 일상생활의 지장(ex. 감정적 문제)을 겪고 있으신가요?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7. 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자신의 폭식증이 시작된 원인이나 발단, 계기는 무엇인가요?
8. 다이어트를 현재 진행 중이신가요? 혹시 다이어트 중이라면 다이어트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혹시 예전에 다이어트를 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진행했었는지 알려주세요.
9. 살이 최근 급격히 찌거나 빠진 적이 있으신가요? 폭식증으로 인해 급격히 살이 찌는 등의 몸의 변화를 느끼셨던 점이 있을까요?
10. 님의 평소 식습관에 대해 알려주세요.
11. 운동을 평소에 하고 계신가요? 운동하고 있다면 어떤 목적으로, 무슨 종류의 운동을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12. 폭식증을 고치기 위해 그동안 결심하고 시도해본 일들이 있으신가요? 혹시 그런 경험이 있으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하셨나요? 실패한 경험도 괜찮으니 나누어주세요.
13. 님에게 음식을 먹는 행위는 어떤 의미인가요?
14. 평소에, 특히 최근에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받으시나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 적절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나요?
15. 폭식증을 겪으며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나요? 님의 폭식증에 대해 알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을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있나요? 만약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면 그때 그 사람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16. 님은 혹시 음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강박관념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17. 님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18. 님이 가장 두려워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19. 혹시 식사일기를 작성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내용으로 식사일기를 작성하셨나요?
20. 한번 식사할 때 얼마나, 어느 속도로, 누구와 어디에서 먹는지 전반적인 식사 습관에 대해 알려주세요
21. 님이 생각하는 자신의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22. 평소 수면 패턴과 취침 시간은 어떻게 되시나요?
23. 님의 현재 키와 몸무게에 대해 알려주세요.
24. 폭식증과 관련해 책이나 유튜브 영상들을 접하시거나 찾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질문지를 작성하다 보면 도중에 멈칫하는 문항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는 물음들도 간혹 보일지 모릅니다. 모든 항목들에 대답을 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남은 과제가 바로 대답하지 못한 질문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는 것이니까요. 정확히 알지 못하는 나의 문제를 열어 마주하는 것, 숨어 웅크리고 앉은 나의 또 다른 슬픔을 위로하고 토닥여주는 일. 그것이 앞으로 <폭식증 자가치료 분투기> 시리즈에서 여러분과 함께 해내갈 과제입니다. 고치고 혼내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안아주고 위로하고 토닥여줄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지를 천천히 읽어보며 답하는 과정에서 혹 답을 찾지 못했더라도 너무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조급함에 불안해하지 마세요. 분명 이 프로젝트의 끝에서 오늘 미처 발견하지 않은 나의 부분도 꼭 마주하고 위로할 수 있을 겁니다.
* 익명으로 자신의 경험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어주실 분은 이메일을 통해 질문지 답안을 보내주시면 브런치 글에서 공통된 고민들을 모아 답변하고자 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편하게 연락 주세요.
* Copyright .2021.초코쿠키.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