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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최씨 Sep 23. 2017

LOGAN

300여 년의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한 남자의 마지막 이야기

나는 특별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 거의 없다. 대체로 DVD 내지 공식으로 구매하여 내려받아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영화를 제때 보지 못한다.


이 영화도 그렇다.



모두가 알만한 특히 마블 유니버스의 팬이라면 당연한 로건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린 영화 'LOGAN' 을 봤다. 나는 보통 영화의 여기저기 배치된 요소들을 찾아내기 위해 반복적으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한 번 봤을때는 발견하지 못하는 것들을 두 번, 세 번 보다보면 발견하고 감탄하곤 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두번째에 되서야 발견한 것들에 감동 아닌 감동을 받았다.


영화의 시작은 꽤나 슬프다. 개인적으로 로건이라는 인물을 워낙 좋아했고 엑스맨 트릴로지, 오리진 시리즈 등 그가 등장하는 영화는 몇번이고 반복해서 봤다. 늘 거친 이미지를 선보이며 빌런을 끝내 해치우는 젊디 젊은 로건(물론 배역을 맡은 휴 잭맨이 젊을 때이기도 하다.) 을 보다가 시작부터 확 늙어버린(몸은 여전하다.) 로건과 찰스 세이비어 교수가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활용된 로건이라는 캐릭터는 정확이 말하면 코믹스 원작에서 나오는 '늙은' 로건과는 많이 다르다. 물론 스토리도 다르다. 심지어 원작 코믹스에는 늙은 헐크도 등장한다.(그리고 둘이서 싸운다.) 어쨌든 나이가 든 로건이라는 사실을 가져온 것은 'Old Man Logan' 으로부터라는 점을 알고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겠다.

Old Man Logan

혹시나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더이상의 세세한 스토리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필자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잡아내지 못하고(내지 생각하지 못한) 두번째 봤을 때 (울버린의 오랜 팬으로써) 꽤 진한 감동을 받은 한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다.


이미 영화를 봤거나 심지어 보지못한 이들도 아는 사실, 로건이라는 캐릭터가 이 시리즈를 통해 마지막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로건의 모습은 아다만티움으로 '개량된 돌연변이' 울버린보다 인간 로건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수많은 시리즈를 통해 자신과 함께 하고 자신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동료들을 하나, 둘 치열했던 전투 도중 떠나보낸 로건은 말그대로 죽지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뇌를 가진 찰스는 과거 화려했던 시절은 온데간데 없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간헐적인 발작증세를 보이는 노인의 모습만 남았다. 거듭된 싸움에 지친 로건은 더이상 돌연변이가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평범한 삶을 살다가 죽고싶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 리무진 운전수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한 남자로 말이다. 

엑스맨 1 에서 볼 수 있는 패기 넘치는 울버린(그리고 젊은 휴 잭맨)

그도 그럴법하다. 원작에서 로건이 태어난 때를 기준으로 하면 300여 년을 살았고 그 사이에 수많은 전쟁과 싸움으로 사랑하고 아끼던 이들을 모두 떠나보내야만 했던 그에게는 이제 지긋지긋한 이 모든 것을 끝내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돌연변이가 죽고 이제 자신과 찰스 그리고 캘리버만 남았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로라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영화는 그때를 기점으로 종착점을 향해 달려간다. 예전만한 회복력도 없었고 화려한 기술도 없었다. 총에 맞으면 맞는대로 상처가 남았고 회복되는데 며칠이 걸리는 것은 울버린의 오랜 팬들에게는 너무 낯선 모습일테다. 로건을 더 강하게 만들었던 아다만티움이 이제는 그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로건은 본인의 복제 돌연변이인 X24 과의 싸움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그리고 자신의 (유전자 상) 딸인 로라가 (로건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위해 남겨뒀던 마지막) 아다만티움 탄알로 X24 를 없애면서 싸움은 끝을 맺는다.


로건은 마지막으로 로라에게 어서 도망가라고 재촉한다. 돌연변이의 천국으로.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You don't have to fight anymore.
(이제 더이상 싸우지 않아도 돼.)


아마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많은 울버린의 팬들은 이 말이 로라에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로건으로써의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리라 본다. 오랜 팬을 자처한 나 역시 이 말은 로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았던 전쟁에 지치고 상처만 남은 그에게.


아쉽게도 (휴 잭맨이 맡은) 울버린의 모습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한다. 울버린 오리진 시리즈 1부터 300여 년간 달려온 로건에게 이제 마지막을 인사를 해야겠다.


Farewell, Logan. You don't have to fight anymore.

로건은 필자에게 휴 잭맨이라는 매력적인 배우를 알게 해준 캐릭터이기도 하다. 다음은 휴 잭맨이 인터뷰를 통해 얼마나 그가 로건이라는 캐릭터에게 애정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왔는지 직접 들려주는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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