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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최씨 Apr 12. 2018

킹 아서: 제왕의 검

가이 리치식 촬영, 편집의 진수

개인적으로 가이 리치 감독의 경우 크리스토퍼 놀란 이후 매튜 본 감독과 함께 관심이 많이 가는 영국 출신의 감독이다. 그래서 오늘은 가이 리치의 최신작, '킹 아서: 제왕의 검'을 가져왔다.


맨 프롬 엉클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며 가이 리치 감독의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렇듯, 큰 흥행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사실 소재 자체는 흔하디 흔한 권선징악이다. 심지어 영국의 오래된 전설인 아서왕 이야기이다. 이야기 흐름만 놓고 보면 이미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단지 악당을 영웅이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정도만 생긴다.


가이 리치 감독이 이 뻔한 이야기와 결말을 어떻게 꾸며서 관객에게 선보일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악당이 주인공의 부모를 죽이고 주인공인 아서는 배에 숨겨져 흘러 흘러 런더니움(런던)으로 떠내려가고 매춘부들에 의해 발견된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자란다. 뻔한 성장과정을 가이 리치 감독은 2분 안에 그려낸다. 숨이 막힐 듯 빠른 비트로 배경음악을 깔고 뒷골목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빠른 화면 전환을 보여준다. 물론 아서는 점점 성장한다. 자칫 관객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을 2분 안에 숨 가쁘게 달린다. 초반부터 압도적이다.


그리고 2분이 끝나는 지점에 성인이 된 아서(찰리 허냄 분) 가 등장한다.


2. 구스 팻 빌(아이든 길렌 분) 이 아서가 관리하는 매춘굴로 피신했다가 체포된다. 이후 구스 팻 빌을 체포한 잭스 아이(마이클 매켈하튼 분) 가 아서, 웻 스틱 그리고 백 랙과 함께 뒷 방에서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이들이 나누는 탁구식(짧게 주고받는 대화) 대화와 이에 해당하는 장면을 교차편집을 통해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다. 특히 짤막 짤막하게 대사를 툭툭 던지며 주고받는 부분은 관객의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이야기 자체로만 놓고 보면 심심할 내용이라.


3. 아서가 자신의 신분을 알고 과거 자신의 아버지의 충직한 기사들이었던 베드 비어, 구스 팻 빌, 퍼시벌 등과 함께 아버지인 우서를 죽인 보티건(주드 로 분) 암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보티건을 암살하는데 실패하고 도주하는 장면에서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촬영기법이 사용된다. 관객에게 캐릭터가 얼마나 다급한지, 절박한 지 느껴지게끔. 이미 셜록 홈스: 그림자 게임에서 사용된 방법으로 캐릭터의 얼굴을 화면 가득 넣고 관객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여 몰입도를 높였다.


4. 역시 가이 리치 감독이 가장 잘하는 것은 슬로 모션의 활용이다. 아서가 처음으로 엑스칼리버의 능력을 끌어올렸을 때의 장면은 이 장면에 오기까지 약간 갑갑했을지 모르는 관객에게 시원함을 제공한다. 혼자서 수십여 명의 적을 엑스칼리버 하나로 처치하는 도중에 상대의 칼이나 방패를 시원하게 박살 내는 장면에 슬로모션을 걸어서 무언가 부서지는 것을 보았을 때 느끼는 쾌감이랄까. 이런 장면이 두 번 정도 나온다. 참고하시길.


5. 영국 축구의 슈퍼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대사도 제법 많아서 연기자로서의 베컴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겠다. 가이 리치 감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이 장면에서도 슬로 모션과 카메라 줌인이 잘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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