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너도 알다시피 언니는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야.
그러다 보니 개는 물론이고 고양이도 좋아하고 거기다가 길고양이들도 좋아해서 한동안은 길고양이들한테 사료와 물과 약 등을 챙겨준 적이 있었어.
아마도 8년 정도 그렇게 했었는데 그래서 너도 언니가 사료와 물을 주는 길고양이들을 종종 만나곤 했었어.
그리고 새로운 곳에 이사 와서는 꼬맹이 너랑 산책하면서 만난 다양한 길고양이들이 있었는데 언니는 그 길고양이들한테도 사료를 챙겨주곤 했었어.
그리고 언니가 운영했었던 사무실 근처에 낙성대 공원이 있어서 산책하러 자주 갔었는데 낙성대 공원에서 처음으로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가 있었거든?
너에게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길고양이 이기도 한, 그 길고양이는 바로 "장군이"이야.
(장군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아. 그전까진 언니는 그냥 "야옹아~"라고 불렀어~^^)
장군이는 몇 년 전에 본 길고양이였는데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보는 게 다였지.
그래서 보이면 반가운 마음에 "야옹아~"라고 불렀었는데 스스럼없이 나한테 오는 걸 보고
나도 궁둥이 팡팡을 많이 해줬었어.
장군이는 주로 강감찬 장군을 모신 사당인 안국사 근처에 있었는데 그곳이 본인 영역이었나 봐.
그 주변에서만 장군이를 볼 수 있었어.
가끔은 안국사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장군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장군이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배려심 많은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지.
장군이는 낙성대 공원에서 꽤 오랫동안 살았던 길고양이였고 애교가 많은 덕분에 사람들한테 귀여움도 많이 받았고 간식도 많이 얻어먹었지.
언니도 혹시 장군이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가방에 항상 츄르와 사료를 넣고 갔었거든~^^
운 좋게 이렇게 장군이를 만나면 츄르도 주고 사료도 주고 그랬어.
그리고 추운 겨울에는 도통 본 적이 없는 장군이었지만 장군이를 보살펴주시는 분들이 장군이에게 집을 선물해 주고 핫팩도 장군이 집에 넣어주고 해서 장군이는 이번 추운 겨울을 그 집에서 따뜻하고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었어.
그 덕분에 언니는 낙성대 공원에 갈 때마다 장군이를 만나.
오늘도 만나서 궁둥이 팡팡을 열심히 해주고 왔단다~^^
그다음으로 소개해주고 싶은 길고양이는 "노랑이"야.
노랑이는 작년 11월에 처음 만난 길고양이야.
낙성대 공원에서 고양이라고는 장군이만 봤던 언니는 이 생소한 길고양이한테도 관심이 가더라고.
처음 만났을 때 노랑이는 엄청 말랐었어.
그리고 귀는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지.
처음에는 노랑이한테는 집이 없었어.
그런데 어느 날 가봤더니 이렇게 노랑이한테도 집이 생겼더라.
아마도 노랑이를 보살펴 주시는 분이 생겼고 그분이 이렇게 노랑이 집에 방석도 해주고 사료 그릇과 물그릇도 갖다 놓으셨나 봐.
노랑이한테도 가게 되면 이렇게 사료와 츄르를 줬었지.
노랑이는 사료보다는 츄르를 좋아해서 내가 가장 많이 츄르를 줬던 길고양이야.
그래서 노랑이는 1개는 기본이고 가끔은 2개 이상의 츄르를 먹기도 했었어...
노랑이를 보살펴 주시는 분들 덕분에 노랑이는 살이 제법 붙었고 건강한 모습이었지.
그리고 노랑이는 낙성대 공원에서 언니가 본 길고양이들 중에서 가장 멋진 집을 가진 길고양이고 가장 넓은 영역을 활보하고 다시는 씩씩한 길고양이란다~
그리고 꼬맹아, 이번 주 3월 2일까지만 해도 언니가 노랑이를 보러 갔을 때 노랑이는 건강한 모습이었거든?
그런데 어제 노랑이를 보러 갔는데 왼쪽 옆구리 쪽에 수술 자국이 있는 거야?
너무 놀라기도 했고 당황스러웠던 노랑이 모습에 할 말을 잃고 있었는데 노랑이는 아는 사람이 왔다고 집에서 나오더라.
그래서 노랑이가 좋아하는 츄르를 주고 조심히 노랑이 등을 쓰다듬어 주었지.
츄르를 다 먹은 노랑이는 다시 자기 집으로 들어갔어.
왜 다쳤고 지금은 괜찮냐고 묻고 싶었지만... 언니가 고양이말을 잘 모르잖아...
정말 고양이말을 배우든가 해야겠어!!
오늘도 혹시나 해서 보런 간 노랑이.
오늘은 노랑이의 컨디션이 좋은지 낙성대 공원에 있는 텃밭을 돌아다니고 있더라.
그래서 "노랑아~"라고 불렀지.
그랬더니 이렇게 철퍼덕 드러눕더라고.
노랑이가 아픈 것을 알기에 노랑이가 수술받은 쪽으로 누울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노랑이는 수술받은 쪽의 반대편으로 누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오늘은 조심스럽게 노랑이한테도 궁둥이 팡팡을 해줬어.
기분이 좋았는지 골골 송도 열심히 불러주던 노랑이~^^
봄볕이 좋은 날이니 따스한 봄볕을 잘 째고 집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난 타이거를 보러 갔어.
꼬맹이 너한테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고양이는 "타이거"야.
타이거는 노랑이를 보던 날인 작년 11월에 만난 길고양이야.
이 길고양이 이름이 타이거라는 것을 타이거를 돌봐주시는 분을 만나서 알게 되었어.
타이거가 워낙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당당하고 용감해지라는 의미로 "타이거"라는 이름을 붙여주셨대~^^
그러나... 타이거는 이름과는 다르게 정말 겁이 많고 소심하더라.
그래도 자기하고 안면이 있는 사람이 오면 "야옹~"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곤 해.
타이거한테 사료를 주면 저렇게 까치들이 날아와.
알고 보니 까치들이 타이거가 사료를 먹고 있으면 쪼아대고 괴롭힌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언니는 타이거가 사료를 먹고 있는 동안 까치들이 타이거한테 접근하지 못하도록 지켜봤어.
그리고 타이거가 사료를 다 먹고 다른 곳으로 가면 까치들한테도 가져간 여분의 사료를 주었지.
까치들도 먹을 것이 없다 보니... 고양이 사료를 먹는다고 주변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말씀해 주시더라고.
2주 전에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내가 준 사료와 츄르를 다 먹은 타이거가 내 곁에 왔길래 사진을 찍었지.
전에 타이거와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옆에 있던 타이거를 안았다가 타이거가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놀랐는지 발버둥 치며 도망가면서 내손을 할퀸 적이 있었어. 그건 언니의 명백한 잘못이었지.
그리고 타이거를 놀라게 한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하더라고...
다행히도 언니의 손에서는 피가 많이 나지는 않았기에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거나 치료를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 뒤론 언니는 타이거를 눈으로만 보고 절대로 만지지 않아.
소심한 타이거는 내가 낙성대 공원으로 10번 보러 가면 한 3~4번 정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보기 힘든 길고양이인데 지난주는 내리 봤었는데 이번 주인 어제와 오늘은 보지 못했어.
그런 날은 타이거 집에 있는 사료 그릇에 사료를 듬뿍 부어 주고 와. 그래야 까치들이 타이거 사료를 먹지 못하거든...^^;;
이렇게 꼬맹이 너한테 낙성대 공원에 있는 길고양이들을 소개했어.
너를 떠나보낸 후... 한동안 보호자와 산책하는 개나 강아지들을 보는 게 힘들었었어.
그랬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그러한 감정들은 서서히 무뎌져 가더라.
그리고 길고양이들한테 궁둥이 팡팡을 해주면서 또는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으면서 너를 대신해서 온기를 느끼곤 해...
그렇게 전달해져 오는 편안함과 안정감은 너한테서 느꼈던 감정들과 비슷하더라.
이상으로 너한테 언니가 예뻐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소개해봤어.
그리고 언니가 길고양이들을 예뻐한다고 삐치거나 샘내지 마~
나의 마음속의 귀엽고 소중하고 예쁜 존재는 항상 꼬맹이, 너니까!!^^
봄이 스며들고 있는 지금 이 시간들~
언니는 잘 보낼 테니까 너도 너의 별에서 행복하고 안락한 시간들 보내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