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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하고도 잘 지냈던 꼬맹이.

by 보니또글밥상

꼬맹아, 혹시 전에 너랑 잘 지냈던 고양이 "동건'이라고 기억하니?

전 남자 친구이자 현 남의 편인 남자 사람이 길에서 냥줍 한 일이 있었지.

그래서 묘연이 된 아기 길고양이와 너는 종종 만나게 되었어.


사진090702_1.jpg


그 당시 회사 생활을 하던 남자 친구가 살던 집에 언니가 사들고 갔던 방석이 있었는데 너도 가끔 데리고 가면 저렇게 둘이 방석 위에 앉아 있곤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으로 남겨둔 걸 이번에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찾게 되었어.


사람들은 보통 개하고 고양이 사이가 나쁠 거라는 생각을 하거든?

그런데 너하고 동건이를 보니 아니더라.

꼬맹이 너하고 아기 고양이 동건이하고는 사이가 제법 좋은 편이었고 싸우지도 않았어.


그래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지.

그러고 보면 꼬맹이 너는 산책을 하다가 만난 길고양이한테도 호의적인 편이었어.


길고양이를 보고 달려들거나 짖거나 하지 않고 그냥 쳐다만 보기도 했고 때로는 아예 관심도 두지 않았었어.

네가 치매가 온 뒤로 산책을 할 때는 산책하면서 만나는 길고양이한테는 더더욱 관심을 두지도 않고 눈길도 안 줬었는데 아마도 네가 다른 생명체에는 관심이 없어서였는지도 몰라.


사진091130_2.jpg


시간은 흘러서 언니는 결혼을 했고 그래서 너와 동건이도 같이 살게 되었지.

너하고 동건이가 위에 앉아 있는 이불.

정말 오래도록 사용했던 이불이었어~^^


둘은 전부터 종종 봤었던 사이여서인지 같이 살면서는 더욱 친하게 잘 지내더라.

보기 좋은 모습이었는데... 동건이가 가출을 해서 여러 날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찾지 못했지...


지금 생각해도 마음 아픈 일이야...

한 생명체를 거두어서 자신의 별로 돌아갈 때까지 잘 보살펴줬어야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꼬맹이 너는 언니의 혼수목록 1호였기에 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 건강하게 잘 자라줬어.

저 사진 속의 너는 제법 어렸구나...

그렇게 어렸고 귀여웠던 너도 나이가 먹어가고 나이를 먹어가는 만큼 쇠약해지고...


꼬맹이 네가 지내고 있는 별에서는 늙지 말고 평생 예쁜 모습, 귀여운 모습으로만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너의 별에 놀러 갔을 때 단박에 꼬맹이 너를 알아볼 수 있게 말이야.

오늘도 행복하고 또 행복한 시간들만 보내기를 바라며... 지구에서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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