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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길고양이들.

길고양이 장군이와 노랑이 그리고 새 길고양이.

by 보니또글밥상

'이럴 때는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졌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날씨.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팥빙수가 생각나는 계절.

속이 먹음직스럽게 빨갛게 익은 수박을 들고 하모니카 불듯이 먹고 싶기도 한 날씨.

오늘도 지구는 뜨겁고 한국은 여름이 찾아온 날씨답게 푹푹 찌고 있어.

이런 날은 집에 있는 게 상책인데.


그래도 언니는 매일같이 산책을 나가.

여름 뙤약볕이 뜨거운 시간을 피해서 나가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지열을 느끼는 것도 가끔은 좋더라.

그리고 나가면 되도록이면 언니가 관심을 갖고 있는 길고양이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곤 해.

언니의 산책의 주목적은 낙성대 공원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도 있거든.



길고양이.jpg


참, 새로 만난 길고양이를 소개해줄게~^^

지난주 토요일에 만난 길고양이야.

이름은 모르고 아직 나도 붙여주진 못했는데 어떤 이름이 좋을지 꼬맹이 너도 고민해 봐.

그래서 꼭 알려주길 바라~^^


지난주에 만나서 츄르 줬을 때 가까이서 본 이 길고양이의 귀.

귀가 살짝 잘려있는 걸 보니 추측컨대 중성화 수술을 하고 누군가가 이곳에 방사를 한 것 같더라고.

여기가 나름대로 이 길고양이한테 안전한 곳일 거라고 생각해서 방사를 했겠지?

마침 바로 근처에 '고양이 급식소'가 있어서 사료와 물이 있으니 그렇게 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언니는 챙겨 간 츄르를 줬는데 너무 잘 먹더라.

그래서 이 길고양이를 만나면 주기 위해서라도 가방에 츄르는 늘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이제 점점 더 더워질 텐데 이 길고양이는 어디서 기거를 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만

잘 살아낼 거라 믿어.


장군이2.jpg


오랜만에 만난 장군이.

낮에는 거의 만나지 못하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장군이를 만났어.

개망초 사이에 있는 장군이.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장군아~"라고 불렀는데 저렇게 언니를 쳐다보더라.

그래도 이 날은 기분이 좋았나 봐.

언니가 준 츄르랑 닭고기를 제법 먹더라고.

그리고 궁둥이 팡팡해 주면서

앞으로 더 더워질 테지만 올해 여름도 잘 보내자고 말해주고 왔단다.


노랑이.jpg


노랑이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

노랑이는 사람들이 많이 귀여워해주고 있고

맛있는 것도 많이 주고 하다 보니 점점 더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있어.

그래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노랑이.

노랑이는 올해 여기서 처음 여름을 맞이할 것 같은데

추운 겨울을 잘 버텼고 따뜻했던 봄을 잘 보냈으니 더운 여름도 잘 보낼 거라 생각해.


꼬맹이 사진1.jpg


그러고보니 다음 달 7월은 꼬맹이 네가 지구를 떠나고 네 별로 간 달이야.

그 달이 다가오고 있어서일까?

한동안 잠잠했던 너를 보낸 슬픔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어.

그 슬픔이 때로는 눈물로 이어지기도 하고

때론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가기도 하는데

그러한 눈물과 무덤덤함이 결국은 '그리움'이라는 종착점으로 날 데리고 가.


어쩌면 그 '그리움'은 널 잊지 않기 위한 장치인지도 몰라.

하지만 난 널 절대 잊지 않아.

어떻게 널 잊을 수 있겠니...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너인걸.

내 눈 속에 무수히 박힌 너의 모습들을 언니는 잊지 않아.


꼬맹이와 고양이.jpg


휴대폰 사진첩에서 발견한 사진.

뒷마당에서 꼬맹이 너하고 마주친 길고양이.

이 길고양이가 가끔은 아기 고양이들도 같이 데리고 와서 언니가 사료랑 닭고기를 주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보이지 않더라.

아쉬웠어. 더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오늘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정리하다가 이 사진을 보게 되어서 꼬맹이 너도 기억이 날까 싶어 올려본다.

네가 있는 곳은 덥지 않고 춥지 않은, 그리고 뛰어놀기에도 좋은 곳이길 바라.

아니 그런 곳에 네가 가 있어서 좋은 시간들 보내고 있을 거야. 그렇지?^^


너의 별에서 잘 쉬고 있기를~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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