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재즈 아티스트 다이의 성장 이야기
매니아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던 블루자이언트를 드디어 관람했다.
내용은 일단 재즈 관련 영화고 기본적으로 왕도물을 따라가며 다이라는 소년 주인공과 친구들이 각자의 뛰어난 재능과 엄청난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드라마다.
세 주인공의 밸런스가 아주 좋은데 기본적으로는재즈에 있어 세 사람 다 천재인듯하고 주인공인 다이만큼, 혹은 그 이상 유키노리와 타마다의 성장 과정 역시 울림이 크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은 기본이요 재능도 따라야 하고, 그 마저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다. 서로는 서로에게 큰 자극이 된다. 영화 속 천재 피아니스트인 유키노리가 재즈팀은 락밴드와 달리 영원하지 않고 서로를 발판 삼아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인상적.
TV시리즈로도 고려되었으나 결국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만이 돌비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재즈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었기 때문.
작화가 매우 훌륭한데 극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오랜만이라 영상기술 발전에 크게 감탄. 특히 최근 일본만화가 갖고 있는 특유의 2D감성을 3D로 발전시킨 부분은 흥미롭다. 덕분에 연주 장면을 보면 외곽에서 안으로 빨려들어가거나 풀샷에서 원샷으로 한 테이크에 이동하고 360도 회전을 표현하는 등 마치 드론이나 지미집에서나 볼 수 있는 연출 구도가 자주 등장하는데 연주의 몰입감과 표현력을 극대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음악 영화이기도 하고 사운드가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영화는 가급적 돌비사운드로 감상하길 추천하고 극 중 피아니스트인 유키노리가 만든 자작곡들(실제로는 일본의 유명 피아니스트는 우에하라 히로미가 Original Sound를 제작)이 나오는데 <First Note>, <N.E.W>, <We Will> 세 가지 곡이 특히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We Will>에서 타마다가 보여주는 드럼 솔로가 깊은 울림을 주었다. 드럼 솔로가 이토록 멋지구나.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리뷰들을 보니 라라랜드, 슬램덩크 등도 자주 언급되는 듯하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재즈는 누구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청중에게 정말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내장까지 까보일 정도로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는 열정 가득한 다이의 대사. 그는 실제로 영화 내내 그걸 몸소 보여준다.
진짜 천재란 그런 것 같다. 타고난 재능을 뛰어넘어 말도 안 되는 노력을 하며 다른 분야는 관심도 주지 않고 묵묵히 정상을 향해 간다. 사실 그래서 재미없어 보일 만큼 우직하고 바보 같지만 결국 해내는 사람. 진정한 천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