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는 로고와 무채색, 담담한 스타일의 패션 트렌드
올드머니룩이 인기다. 그간 로고플레이, 화려한 디자인과 비비드한 색상으로 주목받던 패션 트렌드가 꽤나 오래 지속되어 왔다. 주요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런 컬렉션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 들어 흐름이 바뀌어가는 듯하다. 새로운 트렌드는 담백하고 은은하게 고급스러움을 드러내는 quiet luxury, old money 등으로 대표된다.
시기적으로도 요란한 여름이 지나고 잔잔한 가을이 다가오며 재킷과 레이어드의 등장으로 업계는 올드머니룩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적지 않은 브랜드 FW에 이런 기조가 꽤 반영되었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번 여름부터 올드머니룩에 대해 열을 올리고 있는데 사실 이 역시도 레트로의 일부다. 90년대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며 대표적인 뮤즈로 Olsen sisters가 자주 소환된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feli.airt라는 ID를 가진 인플루언서도 있다. (https://instagram.com/feli.airt?igshid=OGQ5ZDc2ODk2ZA==) 90년대 올드머니룩을 기가 막히게 구현해서 30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데 AI로 만든 가상인플루언서다. 사진의 질감과 팔로워들의 반응을 보면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에 열광하는지 대충 알 수 있다.
패션트렌드는 늘 종잡을 수 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트렌드는 대다수의 대중에게 퍼져나가며 모두가 그 트렌드를 받아들일 즘 소멸한다. 난도가 높은 산업 중 하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의 장면이 생각난다.
(이하 나무위키 발췌) 미란다가 (앤디가 보기에) 비슷한 벨트를 두고 예민하게 구는 모습에 실소를 터트리고 마는데, 역시 앤디의 태도를 알고 있던 미란다는 "네가 입은 옷의 색을 알고는 있냐. 인디고 블루다. 그 색깔 하나를 정하기 위해 비슷한 파란색이 수백 수천벌 디자이너의 손에서 재창조되었고, 그중 최고로 멋진 파란색이 결정되어 네가 마트에서 사 와서 입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은 알고 있나?" 라며 앤디의 좁은 시야와 선민의식에 대해 지적을 하고, 일부러 패션을 모르는 똑똑한 친구를 뽑으면 다른 관점을 제시할 줄 알았던 내가 잘못 생각했다면서 크게 실망하는 모습을 내비친다.
예술과 욕망, 동시에 철저한 경제적 논리와 빠른 시장 변화로 이뤄져 있는 것이 패션 산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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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누가 샤넬·구찌 입어요"…대세는 '조용한 금수저룩'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879285?sid=103
"진짜 부자처럼"… 은은하게 과시하는 '올드머니룩' 뜬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17/0000941187?sid=103
로고 없이 뽐내는 '부자의 향기'...'올드머니룩'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055536?sid=101
Z세대, 조용하게 올드 머니 패션에 스며들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780879?sid=004
‘올드 머니(Old Money)’의 옥스포드 사전 정의는 ‘자수성가가 아닌 상속받은 재산’이다. 현실적으로 자수성가형의 ‘뉴 머니(New Money)’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지만, ‘올드 머니’ 는 극소수에 한정된다. 명망 높은 가문에 상당한 유산까지 물려 받아야 하니, 금수저도 아닌 다이아몬드 수저 정도는 되어야 올드 머니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는 ‘올드 머니’ 패션은 가문의 명성이나 유산을 요구하지 않는 하나의 스타일이자 미학적인 트렌드가 됐다. Z세대의 ‘올드 머니 미학’은 명문 가문과 상속된 부라는 사전적 의미 대신 고품질과 장인 정신에 중점을 둔다. 고가의 명품 제품보다는 클래식한 브랜드의 중고품이나 신진 디자이너의 제품들에서 올드 머니 패션 아이템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