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신뢰 설계하기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왔다.
요즘 취업이 쉽지 않다는데, 세 사람 모두 취업을 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터라 입사 시점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략 10개월 안팎의 신입들이었다.
오랜만에 만나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한참을 떠들고 나니,
슬슬 속마음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요즘 다 어렵다던데, 너희 회사는 어때?”
내가 슬그머니 회사 이야기를 꺼내자,
한 친구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받아친다.
“회사는 늘 바빠요.
대표님이 새로운 일을 받아오셨길래
이렇게 풀어보면 좋겠다고 제가 의견을 좀 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냥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된대요.
디자이너로 뽑아놓고, 디자인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해요.”
“그럼 디자인은 누가 해?” 내가 묻자,
“팀장님이 하죠.
저는 단순한 일만 하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해요.”
말끝에는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나를 못 믿는 건가’ 하는 불안도 느껴진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너 요즘 음악 뭐로 들어?”
“네? 그냥… 멜론이요.”
“유튜브 뮤직도 있잖아. 음악은 그게 제일 많다던데?”
“아, 그거요? 깔아는 놨는데요… 그냥 멜론 써요.”
그 순간,
그 친구 얼굴에 “앵?”이 떠오른다.
“유튜브 뮤직 써봤는데 별로야?”
“아니요, 좋긴 한데…”
“그럼 왜 안 써?”
“그냥… 제 플레이리스트도 다 멜론에 있고,
갑자기 바꾸면 좀 불편할 것 같고요.
혹시 중간에 문제 생기면 더 귀찮을 것 같아서요.”
나는 그 친구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제야 그 친구가 멈칫한다.
뭔가가 연결된 표정이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지금 잘 돌아가고 있는 업무 구조는 ‘멜론’에 가깝다.
익숙하고, 검증됐고, 큰 문제없이 작동하는 시스템.
그리고 당신은 지금 ‘유튜브 뮤직’처럼 보인다.
좋은 건 알겠는데,
갑자기 바꿨다가 중간에 문제 생기면 어쩌지?
회사는 프로젝트 하나가 어그러지는 걸 제일 무서워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