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멈추던 날의 기억 - prolog
2021년 10월 말 갑작스러운 심장통증으로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 건강히 회복 중에 있으며.
이 글은 그 당시 기록과 그림, 기억을 더듬어 새롭게 쓰는 글입니다.
탄도항이란 생경한 어감이 재미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숯탄(炭) 섬도(島)
참나무가 많아 숯을 많이 구워냈다고 탄도로 불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숯 섬이었던가 봅니다.
숯 그리고 섬 두 단어가 합쳐지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구운 숯은 서울까지 이동했겠지요.
사람과 땀, 삶과 노동의 냄새가 풍기는 지명입니다.
일본은 또다시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군함도에 이어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의 악랄했던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문화유산이라는 프레임으로 왜곡시키려 합니다.
사과나 용서 없는 화해와 낭만적 미화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할 뿐입니다.
서해 낙조에 갇히면 주위가 캄캄해질 때까지
풍경의 포로가 되고 맙니다.
반짝이는 파도와 나를 둘러싸는 장엄한 일몰은 현실감을 잊게 해 줍니다.
숯섬의 일몰도 어쩌면 숯섬을 살아내던 사람들에게는
힘든 노동이 저무는 찰나의 행복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의 일몰이 오기 전에
좀 더 기쁘게 살아가겠노라 다짐해야겠습니다.
지난 늦은 가을
응급실에서 생명을 건 긴긴밤을 보내고
며칠 동안 온갖 검사를 받으러 간 사이
침상에 곤히 잠든 아내.
심장을 잠시 멈추어 놓고
가슴을 열어야 하는 수술을 앞둔 그때
내 삶에 일몰이 찾아온 줄 알았습니다.
언젠가 진정 내 삶에도 일몰이 찾아오겠지요.
반짝이며 온통 벌겋거나 샛노란
낭만적이 일몰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다시 받은 삶은 더욱 아름답기를 매일 합니다.
감사와 기쁨이 날들이 쌓이면
내 주위까지 온통 행복해지는 일몰을
맞이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