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궤도> 전시리뷰

"2024 문화와 ABB결합지원 사업성과전" 전시회 리뷰

by 여운



전시회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생각들을 가감 없이 비평의 형식으로 적은 글입니다.
지식의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의 작업과 작품에 대한 존중과 응원을 담아 작성하는 글입니다. 애정으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문적 지식의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의 작업과 작품에 대한 존중과 응원을 담아 작성하는 글입니다. 애정으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

Art and Technology Integration Exhibition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언젠가부터 곳곳에서 기술 융합 전시가 넘쳐나고 있다. 다양한 문화재단과 예술 지원 사업은 기술 융합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특히 AI와 같은 첨단 기술의 발전은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며, 기술 자체가 예술로 자리 잡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단순히 도구로써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을 창작의 본질로 삼는 사례들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창작자들이 기술을 매개로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 경우, 첨단기술 사용이 필연적인 이유 없이 단순히 “트렌드”로 보이는 작품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스티브 잡스가 “기술은 인문학과 결합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기술과 예술의 융합은 단순한 도구적 접근이 아닌 창조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창작자들은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파라다이스 아트랩과 같은 프로젝트는 기술과 예술이 협업하여 관객과 소통하는 다채로운 결과물을 선보이며, 이러한 융합이 가져올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예술이 삶에 더욱 가까워지고 풍요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


예술과 기술, 그 끝없는 대화

결국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은 단순히 하나가 다른 하나를 흡수하거나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이 둘은 서로를 확장시키며 끝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동반자적 관계에 가깝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대화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마주하고 있다.

기술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이를 통해 예술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발견하고, 또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이다. 예술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그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이즈음에 좋은 전시 하나를 관람했다.

"꿈의 궤도" 대구예술발전소에서 1월 말까지 전시 중이다

가까운 곳에 계신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더불어 예술발전소와 수창맨션에서 진행 중인 또 다른 전시들 역시 추천한다. 반나절 정도 충분히 시간을 할애하고 도슨트 일정을 확인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관람하다면 반드시 넉넉한 위로가 될 것이다.


전시명 : 꿈의 궤도

2024.12.20 ~ 2025. 1 31

대구예술발전소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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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궤도?

전시를 모두 둘러본 후, 전시 제목인 “꿈의 궤도”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궤도”란 일정한 패턴과 주기를 따라 움직이며 그 경로를 유지하거나 원점으로 돌아오는 반복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기획자의 의도를 유추해 보자면, 각기 다른 10개 팀의 작품들이 각자의 개성과 이상을 담아 궤적을 그리며 결국 하나의 궤도를 형성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꿈꾸는 것들을 “궤도”라 부를 만큼 충분한 성과와 데이터가 존재하는가?

더 나아가, 이들의 꿈에는 구심점이 존재하는가? 궤도라는 개념은 중심축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이 전시에서 제시된 꿈들은 무엇을 중심으로 돌아가는가? 중심축이 명확하지 않다면, “궤도”라는 표현은 다소 무리가 있다. 꿈은 과연 돌아오는 것인가, 아니면 떠나가는 것인가? 구심점 없이 궤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은유 이상의 의미를 담기 어려워 보인다.


궤도: 꿈의 반복인가, 혹은 폭력인가

꿈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또 다른 폭력이 “궤도”일 수도 있다. 또는 수많은 궤적을 그리며 떠나간 꿈들이 언젠가는 회귀하리라는 믿음과 서로에 대한 위로의 표현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우리는 이 전시에서 “꿈의 궤도”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이들이 남기는 자그마한 궤적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충분히 쌓이고 연결되지 않는다면 궤도로서 기능할 수 없다.

수많은 궤적이 돌아오지 못하고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또다시 길을 떠날 것이며, 그러한 과정 자체가 새로운 궤적으로 남는다. 그렇다면 “꿈의 궤도”란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꿈이 반복되거나 회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궤적이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전시 제목은 작품의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서 단토(Arthur Danto)는 제목을 “해석을 위한 길라잡이”라고 했으며,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이를 “보이지 않는 색”이라 표현했다. 제목은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서 해석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감상자가 작품을 수용하는 방식을 크게 좌우한다. 그러나 “꿈의 궤도”라는 제목은 이 전시에서 제시된 작품들과 관람자 간의 연결고리로 다소 아쉽다,

만약 기획 의도가 다양한 예술적 이상과 기술적 실험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는 것이라면,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었는지 더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예술적 실험과 기술 융합이라는 주제는 흥미롭지만, 이를 단순히 “궤도”라는 은유로 포괄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우리는 아직 “꿈의 궤도”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와 팀들이 남긴 자그마한 궤적들은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궤적들이 충분히 축적되고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의 궤도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전시가 보여준 수많은 개별적인 시도와 실험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꿈과 실험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단지 꿈을 꾸고, 그 꿈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길 위를 걸어갈 뿐이다.



연말연시, 전시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

초현실적인 사건들로 얼룩진 2024년 연말과 2025년 연시는 일상이 무너지고 과거로 회귀한 것 같은 불안과 공포 속을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첨단과 화해하며 서로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희망 속에 전시되어 있다. 오래된 과거와 새로운 과거들이 합일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언제난 난관을 이겨왔다" 그리고 "순환하고 상생하며 더불어 살아왔다"는 예측가능한 미래를 잃고 위로를 받는다.

예술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전시 속으로



첫 번째 : EvoMen

진화와 기억: 가상현실

EVOLUTION AND MEMORY : THE VIRTUAL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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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와 기억: 가상현실>은 방정호 작가의 ‘선택적 진화’와 신기운 작가의 ‘기억의 재현’이라는 세계관이 융합되어, 진화와 기억을 주제로 한 독창적인 AI 기반의 영상 및 미디어 작품이다.

이 작품은 ChatGPT, MidJourney, Stable Diffusion, Gen-3 등 다양한 AI 기술과 최신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의 선택적 진화와 기억의 조각들이 가상 세계 속에서 만나 새로운 차원을 형성한다. 디지털 시대의 인간 존재와 정체성을 재조명하며, 기술적 진화와 기억의 재현이 가상현실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진화와 기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AI 기술을 통해 생성된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한다 <도록 중에서>


강렬하고 활기찬 색상과 그로테스크한 해골의 조화가 돋보인다, AI는 상상력에 기술을 듬뿍 뿌려 주었다.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의 한계와 희망, 논리적으로 해설명되지 않는 불안한 아름다움은 저 화려한 인공의 해골과 화초들 사이를 누빈다.

"이토록 아름다운 해골이라니" AI가 쏙 빼놓은 인간이 갖고 있는 죽음의 관념은 이토록 매끈하고 유려하다 하지만 인간의 기억은 잔존하여 그 속에서도 공포를 되살려 낸다.

인간의 메타기억은 잔존하여 화려하고 밝은 이미지 속에서도 공포와 불안을 되살려낸다. 어쩌면 선택적 기억은 메타기억이다. 메타를 넘어서는가, 메타로 회귀하는가. 우리는 그 길의 어디쯤 서있는 것일까.






두 번째 : H Art Project

무제:인공지능 비주얼라이징

UNKNOWN:AI-VISU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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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창작 활동을 비교함으로써 예술창작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 가지 클래식음악곡을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예술가가 각자의 창작 방식을 통해 감성을 시각화한 영상을 구현하였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반면, 예술가는 내면의 감정과 경험을 토대로 개별적이고 감성적 인작품을 창출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두 창작 방식의 본질적 차이와 유사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본 작품은 중앙에 배치된 신시사이저를 통해 관객 참여형 인터랙션을 제공한다. 관객은 신시사이저로 직접 연주하여 생성형 인공지능이 음악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동적이고 즉각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관객에게 예술과 기술이 결합하여 창출되는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할 기회를 제공하며, 관람자의 개입으로 작품이 완성되는 참여형 예술의 형태를 띤다. <도록 중에서>


관객 참여형 인터랙션을 구성한 전시에서는 실시간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결과물과 인간 고유의 창작물을 좌우 스크린에 나란히 배치하여 비교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도구로서의 인공지능과 협업자로서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기획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나는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결과물 자체보다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성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에 더 관심이 간다.

작가들이 “창작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고자 했다는 의도를 밝힌 만큼, 이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예술은 필요에 의해 도구를 만들어 온 역사”라는 말을 되돌려주고 싶다. 창작자인가, 유저인가? 어쩌면 이 질문을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우리는 지금껏 ‘생각하는 도구’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과 도전은 언제나 유효하다.






세 번째 : ARTAI

이상한 날씨

STRANGE W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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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 <이상한 날씨>는 올리비아 랭의 저서 『이상한 날씨』(2021, 아트크로스)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다. 날씨는 우리의 일상이 반영되는 친근한 단어이고 Weather는 ‘위기를 넘기다’는 의미도 가진다. ‘Weather crisis’를 ‘위기를 넘긴다’ 의미로 해석하고 위기의 시대를 마주하는 작가들의 태도를 보여주고자 한다. 예술가들의 메시지가 담긴 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우리가 처한 여러 위기들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홍희령 작가는 Chat GPT 기반 스마트폰 중개를 통해 수집된 공공데이터 API 미세먼지 데이터를 가지고 움직임이 있는 빨래 건조대 형태의 설치작품과 사운드를 제작한다. 미세먼지가 우울증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번 작업에서 동적 오브제와 사운드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드러내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준다. <도록 중에서>



자연에서 날씨만큼 변화무쌍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Weather”는 단순한 기상이 아니라, 위기와 변화를 상징하는 은유로 읽힌다. 올리비아 랭은 《이상한 날씨》에서 불안정과 갈등, 고립과 불안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하고 서로 연결을 이루는 예술의 힘을 이야기한다. 이는 변화하는 날씨를 이겨내는 치유와 회복의 과정과 닮아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과 기술이 이러한 “이상한 날씨”를 극복하며 서로를 연결하고 환대하는 소통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가이다. 과연 인공지능은 예술과 대치하거나 상응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빨래건조대는 날씨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끝없이 흔들리며 대응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빨래건조대에게 생존 방법을 가르치고, 나아가 “날씨가 좋으니 잠시 쉬어보라”라고 속삭일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도구를 넘어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인간처럼 생각하지만 인간이 가진 일탈과 한계를 넘지 못하는 인공지능에게, 우리가 예술에서 기대하는 치유와 회복의 기능을 의지할 수 있는 때가 과연 올까? 혹은 그러한 기대 자체가 무리한 요구일까?

올리비아 랭이 탐구한 예술처럼, 인공지능 역시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이 아닌 인간성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이러한 질문들은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네 번째 : Cloud 9

구름 위로 산책

WALKING ON THE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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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건 간에 모든 사물은 더 완전하든 덜 완전하든, 그것이 존재함에 따라 동일한 힘을 갖고 언제나 존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이점에서는 모든 사물이 동등하다.”-『생동하는 물질』제인 베넷


작가 3인의 클라우드에 저장된 작품에서 추출해 낸 기본요소들-빛, 얼음, 밀가루-은 그들 나름의 에너지를 갖고 움직임을 갖는 ‘생동하는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로 저장된 작품 이미지를 해체하고 추출된 3개의 생동하는 물질을 디지털형태로 바꾸고 다른 작가의 요소들과 결합하여 움직이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작가의 클라우드에 묻혀 있던 작품을 불러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이미지를 만들고 전시함으로써 새롭게 의미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숙현 작가는 작곡한 하나의 목소리를 AI에게 학습시켜 여러 사람의 목소리, 색다른 사운드로 변환하여 모두를 조합한 하나의 곡으로 제작한다. 또한 AI가 생성해 준 이미지를 3D와 AI를 이용해 모션을 추가하여 영상을 제작한다. 작곡의 주제는 기후위기 시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황해연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3D와 AI (GEN2)를이용한 영상을 제작한다. 북극의 빙하가 녹은 물이 전 세계의 바다를 흘러 마지막에 독도 바다에 들어온다는 내용을 토대로 작가가 만든 스토리를 담은 3가지 버전의 영상 작품과 관련 회화 작품이 전시된다. <도록 중에서>


빛, 얼음, 밀가루.
그들이 추출하고 디지털로 변환한 결정체들은 생명의 흐름과 변화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의 질서를 연상시킨다. 빛과 얼음의 공존은 상반된 성질 속에서 충돌과 조화를 동시에 내포한다. 황해연 작가의 물의 순환에 대한 탐구는 빙하에서 독도까지 이어지는 상상력으로,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책임을 묵직하게 제안한다. 밀가루는 생명을 품은 에너지로, 빛과 함께 인간과 자연의 재생력을 상징한다.

그러나 얼음은 영원히 고정되거나 순환하는 두 가지 길로 제한된다. 이 한계는 빙하가 녹아 독도로 이어지는 상상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이숙현 작가의 작업은 다중의 목소리를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순환의 메시지를 강화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모든 사물이 동등하다는 사유와 순환을 믿는 희망으로 연결된다.





다섯 번째 : AURA

ONE LIFE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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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life_2074>는 50년 후의 작가가 상상한 도시의 미래상을, 얼굴을 가린 ‘포장상자’씨의 관점으로 하루일과를 통해 미래도시와 라이프 스타일을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영상이다.

2024년으로부터 50년이 흐른 미래의 도시는, 주인공의 아침 기상을 시작으로 드론택시로 출근하고, 식물이 자라는 도시빌딩들, 첨단화된 사무환경, 재활용되는 소재로 정기배송되는 음식들을 먹으며, 미래도시에서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발전한 미래도시에서조차도 익명성을 유지하며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포장상자’씨를 통해 과거나 미래에서나 변화 없는 사회에서의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하고 있다. <도록 중에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청년의 특권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리는 미래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는 시대의 현실을 반영한다. <One life_2074>에서 그려진 포장상자씨의 미래는 첨단 기술로 포장된 디스토피아다. 드론택시와 녹색 빌딩, 첨단 사무실로 둘러싸인 화려한 도시 이면에는, 과거나 미래나 변함없이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다.

차가운 현실은 따스한 색채 아래 감춰져 있다. 첨단 도시 환경 속에서 객체화된 익명의 군중들은 살아있는 것일까, 죽어있는 것일까. AI가 지배하는 미래도 두렵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AI에 의해 대상화되고 무관심 속에 버려진 인간의 모습이다.

미래 도시의 홍보영상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2074년의 포장상자씨처럼, 2024년의 우리도 여전히 생존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섯 번째 : 새온전자소리협회 새온소리

지속가능한 풍경

SustainSc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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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풍경: SustainScapes>은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이를 통해 환경 의식을 높이며 사회적 행동 변화를 촉진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적 창의성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참여와 대화를 유도하여 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모색한다.

핵심 키워드로는 컴퓨터음악(뉴 미디어 작곡), ImmersiveSound(10.1 채널 몰입형 오디오), 사우드스케이프

(Soundscape) 기반 창작, 3D 프로젝션 맵핑(공간연출, 공간디자인), 유사 홀로그램(Floating Hologram), 아두이노(Arduino)를 활용한 모션 센서, 사운드 인터랙션, 소리의 시각화 기술(Sound Visualization)이 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현대인의 책무이다. 그러나 그것이 유토피아적 희망이 될지, 디스토피아적 강박이 될지는 우리의 현재를 반영한다. <지속 가능한 풍경: SustainScapes>은 그 제목처럼,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지켜내야 할 풍경에 대한 성찰이다. 10.1 채널 몰입형 사운드스케이프와 3D 프로젝션 맵핑, 유사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공간에서, 관객은 기술과 자연, 그리고 인간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가능성을 마주한다.

차가운 기술은 따뜻한 생명력으로 변주된다. 아두이노 센서가 포착한 관객의 움직임은 소리가 되고, 그 소리는 다시 시각적 패턴으로 공간을 채우며 안정감을 준다. 첨단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작품이 전하는 것은 결국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다. 기술이 지배하는 미래가 아닌, 기술을 통해 자연과 더 깊이 교감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 전시는 단순한 미래 생태도시의 청사진이 아니다. 그것은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에 대한 깊은 탐구이며, 기술 발전 속에서도 결코 잃지 말아야 할 휴머니즘에 대한 선언이다. 작품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서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2024년의 우리는 과연 기술과 자연, 그리고 인간성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균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일곱 번째 : 메타스테이션 메타융합예술연구소

디지털 낭만

DIGITAL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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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테이션 메타융합 예술연구소의 두 번째 기획전시 2024 미터프로젝트 <디지털 낭만>은 현대사회의 발 전하는 예술과 그 생태계의 가치에 관심을 가지며 디지털과 예술기술융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으며, 국내외 예술가 9명과 기술자 1명이 참여한다. 현재 무한한 가능성으로 발전되어 가는 AI 개발에 집중하여 AI도슨트와 관람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아트를 개발하여, 예술가들의 작품과 세계 안에서 사물 간의 관계를 형상화한 AI콜라보 작품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기술을 이용한 설치나 미디어, 낭만이라는 주제를 풀어내는 회화, 현시대의 사회와 역사의 가치, ‘생명’에 대한 이야기 등을 이야기한다. <도록 중에서>


기술과 낭만의 조우는 현대인의 숙명이다. 단순한 진보를 넘어 예술적 승화를 꿈꾸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도전이다. <디지털 낭만>에서 구현된 현재는 기술과 예술이 빚어내는 새로운 생태계의 순간들이다. AI 도슨트의 내레이션과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아트가 만들어내는 공간에서, 우리는 차가운 디지털 세계 속 따뜻한 낭만을 마주한다.

기계적 알고리즘은 예술적 감성으로 승화된다. AI와 예술가의 협업이 만들어내는 컬래버레이션은 단순한 기술의 과시가 아닌,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명'과 '가치'라는 영원한 주제는 더욱 선명한 빛을 발한다. 기술이 주도하는 미래가 두렵지만, 그보다 더 설레는 것은 기술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낭만이다.

현대 예술의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이 전시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인간적 가치들을 환기시킨다. 9명의 예술가와 1명의 기술자가 만들어낸 이 협업의 장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2024년의 우리는 과연 디지털이라는 차가운 바다에서 낭만이라는 따뜻한 섬을 발견할 수 있을까?



여덟 번째 : 우간다

바다가 키운 아이

A CHILD RAISED BY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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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이슈로 인해 날로 심화되는 해양생태계의 문제를 바다에서 살고 있는 미지의 소년과 바다를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현실적으로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동화 이야기를 가상현실(VR) 영상으로 제작하여 감상자가 직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인 소년과 소녀가 되어봄으로써 동화의 스토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게 한다.


또한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동화 이야기를 증강현실 동화책(AR BOOK)으로 제작하여 감상자가 직접이야기 속 이미지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구동하면서 감상하고 동화의 스토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게 한다. <도록 중에서>


VR을 통해 바닷속을 따라가며 동화 같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영상은 파괴된 생태계를 동화처럼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만약 동화 같은 밝은 이미지 대신 불쾌하고 찝찝한 바닷속 풍경이 펼쳐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최근 TV 광고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매트리스 광고가 떠오르는데, 그 영상 역시 또 다른 의미로 불쾌함을 자아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동안 VR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그러나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캡션을 읽지 않았다면 부유하는 플라스틱 병들조차 예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VR 체험을 마치면서 메시지와 매체가 꽤 도식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체에 대한 더 깊은 탐구 또는 메시지에 대한 더 깊은 탐구, 어느 한쪽이 모자란 것은 아닐까?



아홉 번째 : 독자의 세계

독자의 세계 : 백석의 시

THE WORLD OF THE READER: POEMS BY BAEK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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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된 거대 AI는 생성의 의도부터 대중의 생각과 행동을 반영한다. 대화형 AI를 이용하여 시를 해석하고, 이미지 생성형 AI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생성한 <독자의 세계>는 독자가 시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독자의 세계 시리즈 중 <독자의 세계: 백석의 시>는 이미지즘으로 널리 알려진 백석의 시를 AI를 사용하여 해석하여 이미지로 표현하였으며, 독자는 문자로 시를 접할 때 보다 더욱 가까이 백석에게 다가갈 수 있다.


"시를 보여준다는 것은 시를 가린다는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예술의 재해석은 현대 기술의 숙명이다. 그러나 그것이 깊이 있는 통찰이 될지, 피상적 번역에 그칠지는 우리의 선택을 반영한다. <독자의 세계: 백석의 시>에서 구현된 현재는 거대 AI가 빚어내는 새로운 시각적 풍경이다. 대화형 AI의 해석과 이미지 생성 AI가 만들어내는 공간에서, 우리는 시의 본질과 재현의 경계에 선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가린다. AI가 구현해 내는 백석의 이미지즘은 독자의 상상력을 확장하는가, 제한하는가? 첨단 기술 환경 속에서 객체화된 시어들은 결국 풍경으로 환원되고, 그 과정에서 시가 품은 심연은 자칫 표면으로 떠오를 위험을 안고 있다. 기술이 매개하는 미래가 두렵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기술을 통해 예술의 본질적 가치마저 대중화라는 미명 하에 희석되는 순간이다.

예술의 통섭과 융합이라는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이 전시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시적 상상력의 자유를 환기시킨다. 2024년의 우리는 과연 AI라는 도구를 통해 예술을 확장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단지 또 하나의 장막을 더하고 있는 것일까?








열 번째 : Stella synapse

코스믹 하모니:

순환과 융합의 에테르

COSMIC HAR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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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하모니:순환과 융합의 에테르>는 ‘우주’의 진리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되는 ’ 순환’과 ‘융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곧 우리 삶과 내면의 자아에 하나로 맞닿아 있는 진리이며, 이를 인지하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작품은 동양철학에서 우주(대자연)의 진리와 통하는 “음양오행”을 소재로 한 기술과 예술의 융합전시이다.


우주의 진리를 담은 음양오행은 다섯 개 원소 화(火)·수(水) ·목(木)·금(金)·토(土)의 운행변전(運行變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행성의 생성과 변화의 주기에 대한 우주데이터를 수치화한 값을 활용하여 시각그래픽과 청각적 음원으로 변환하였다.


1차 전통 문인화를 수작업하여, 2차 픽셀화그래픽 편집 작업 후 3차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작품을

통해 우주진리, 과거-현재-미래의 경계 없는 순환 속에서 우리는 대자연의 일부로써 하나의 존재임을 사유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도록 중에서>


우주의 순환 속에서 과거와 미래는 하나로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철학적 사유가 될지, 형이상학적 관념에 그칠지는 우리의 현재적 경험을 반영한다. <코스믹하모니: 순환과 융합의 에테르>에서 구현된 시공간은 전통과 기술이 빚어내는 새로운 감각의 순간들이다. 묵향이 감도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주 데이터로 재해석된 음양오행의 운행이 시청각적 풍경으로 펼쳐진다.

낯섦은 익숙함으로 순환한다. 화선지 위에서 춤추는 모노톤의 픽셀들은 80년대 '인베이더' 게임을 떠올리게 하며, 이 레트로한 감성은 역설적으로 미래를 향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첨단 미디어 환경 속에서 객체화된 우리는, 오히려 전통적 요소들과의 조우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되찾는다. 기술이 지배하는 미래가 두렵지만, 그보다 더 위로가 되는 것은 기술을 통해 재발견되는 옛것의 향기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단순한 도구적 결합이 아닌, 생경함 속에서 낯익음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우주적 순환의 원리를 시각화한 이 전시는,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감동을 전달한다. 2024년의 우리는 이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도, 상생과 회복, 치유의 순환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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