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도어 EV 콘셉트카 ‘옵시디언’ 최초 공개
현대자동차가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5 카 디자인 이벤트’를 통해 5도어 전기 스포츠 콘셉트카 ‘옵시디언(Obsidian)’을 공식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와 뮌헨 응용과학대학교, 아포스트로프 스튜디오, 비즈콤 AI 툴 등과의 공동 프로젝트로 탄생했으며, 단순한 디자인 스터디를 넘어선 미래지향적 전기차 디자인 비전이 담겨 있다.
옵시디언의 외관은 기존 전기차와는 차별화된 감각적인 웨지(Wedge)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처럼 강한 기하학적 실루엣을 취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조형은 훨씬 유려하고 감성적이다.
전면은 유리 캐노피와 보닛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일체형 구조로 구성되며, 현대차의 EV 시그니처인 픽셀 스타일의 LED 헤드램프가 삽입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
사이드미러와 도어핸들이 생략된 대신, 조형적 디테일이 휠 아치와 스커트에 집중되어 공기역학적 완성도도 확보했다.
옵시디언은 5도어 해치백 구조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카 콘셉트로 설계됐다. 쿠페형 루프라인과 함께 실용적 접근도 엿볼 수 있는 이 구성을 통해, 디자인 실험과 실용적 레이아웃 간 균형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 비율과 스포일러, 대형 디퓨저 등은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의 특징을 암시하며, 혼다의 EV 콘셉트 ‘0 살롱’과 유사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보다 감성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방향으로 해석됐다.
실내는 비공개, BEV 기반 조형 비율 강조
옵시디언은 디자인 모형 중심의 정적 콘셉트카로, 현재까지 실내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붉게 틴팅된 유리창과 캐노피 구조, 전면 그릴이 없는 폐쇄형 디자인, 플랫폼 비율 등을 통해 순수 전기차(BEV) 기반 설계가 암시되고 있다.
800V급 전기차 아키텍처에 가까운 프로포션과 유리 도어라인은 향후 고성능 EV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 실험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옵시디언 프로젝트는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 총괄 에두아르도 라미레즈의 제안으로 출발했다.
“고객에게 다음으로 풍요로운 경험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바탕으로 뮌헨 응용과학대 학생 도미니크 안더스가 디자인을 주도했으며, AI 기반 디자인 기업 비즈콤과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 아포스트로프도 참여해 융합적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한 졸업 프로젝트가 아닌,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에서 실험적이고 열린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옵시디언은 양산 계획이 없는 콘셉트 모델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비전 N74, 제네시스 X 시리즈, 인스터로이드 등 콘셉트카를 양산 차종으로 발전시킨 전례가 있어, 옵시디언 역시 장기적으로 고성능 EV 라인업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옵시디언은 감성적이면서도 날렵한 조형미, 공기역학 설계, 미래 지향적 플랫폼 상상력 등에서 현대차 전기 스포츠카 개발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콘셉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