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 판매 부진
전통적 오프로더의 대표격인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가 전기차로 탈바꿈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전기 G580은 1년이 지난 현재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고작 1,569대만이 판매됐다.
독일 유력 매체는 “딜러 매장에서 납덩이처럼 앉아 있다”며 이 차량의 시장 실패를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전기 G클래스는 외관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유사하지만, 전기차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G580은 385km에 불과한 짧은 주행거리와 무거운 차체로 인해 견인 성능이 떨어지고 실내 공간도 여유롭지 않다.
이처럼 구조적 단점이 부각되며 전통적인 오프로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전통적 내연기관 G클래스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으며, 실제 내연기관 모델은 전기 모델보다 7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럭셔리 SUV 구매자들은 고성능 내연기관 엔진에서 오는 상징성과 주행 질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G클래스 구매층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G550이 최근 V8에서 직렬 6기통으로 변경되며, 전통적 파워트레인에 대한 수요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판매 부진에 직면한 메르세데스는 전기차에 대한 전략을 조정 중이다.
올해 초 내연기관 기술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차세대 소형 G클래스인 ‘베이비 G’도 전기차 전용이 아닌 하이브리드 또는 내연기관 모델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차량이 전기와 내연기관 모두에 대응 가능한 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정된 전기차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 수요에 맞춘 유연한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G클래스의 전기차 도전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곧 메르세데스-벤츠가 소비자 중심의 현실적인 전략으로 선회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의 공존은 전기차 과도기를 넘기 위한 최적의 선택지일 수 있으며, 메르세데스가 이를 통해 다시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