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랜저 HG, 중고차서 인기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단종 모델이 중고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HG가 최근 중고차 거래에서 무려 3,106대가 팔리며, 경차를 제외한 승용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로 기록됐다.
신차들이 쏟아지는 시장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5세대 그랜저를 찾는 이유는 바로 시간이 증명한 가치 때문이다.
그랜저 HG가 사랑받는 가장 큰 비결은 준대형 세단 본연의 장점인 넓은 실내 공간과 안정적인 승차감이다. 전장 4,920mm, 전폭 1,860mm, 휠베이스 2,845mm에 달하는 차체는 현재 기준에서도 부족함 없는 크기를 제공한다.
성인 남성도 편안히 앉을 수 있는 뒷좌석 레그룸과 넉넉한 트렁크 용량은 패밀리 세단으로서 손색이 없으며, 안정적인 주행 질감은 비즈니스 의전용 차량으로도 손꼽힌다.
현재 중고차 시세는 700만~1,500만 원대로 형성돼 있다. 국산 중형 신차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한때 ‘성공의 아이콘’이라 불린 그랜저를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자동차세 또한 2.4 GDi 모델 기준 연 30만 원대로 부담이 적으며, 전국에 잘 구축된 정비 인프라와 원활한 부품 수급은 수입차와 비교할 수 없는 유지보수 편의성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체면과 실속을 동시에 잡는다”고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랜저 HG는 가솔린 2.4·3.0 모델뿐 아니라, 복합연비 16.0km/L를 기록한 하이브리드, LPG, 디젤 등 폭넓은 파워트레인을 갖추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이는 운전 습관과 예산, 용도에 맞춘 맞춤형 구매가 가능하게 했다. 우드그레인과 가죽 마감이 적용된 실내, 통풍시트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당시 최첨단 편의 사양은 지금 기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다.
그랜저 HG의 인기는 단순히 과거의 향수가 아니다. 세단 본질의 가치인 넉넉한 공간·편안함, ‘그랜저’라는 이름이 주는 사회적 신뢰, 합리적인 가격과 유지비라는 경제성이 모두 결합한 결과다.
“믿고 탈 수 있는 국산 대형 세단”이라는 타이틀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하며, 중고차 시장에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