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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pmage Jun 22. 2021

연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가?

열 여섯 번째 책 / 『부의 시나리오』오건영 저

1.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COVID-19 팬데믹으로 세계 금융 및 실물 경제는 실로 엄청난 타격을 받았습니다. 전염병이 사람을 죽이고 이동을 막았습니다. 동시에 수요와 공급이 멈추었습니다. 미 연준(Fed)은 깊고 가파른 경기 침체, 신용 경색 및 디플레이션의 심화를 막고자 미 재무부와 협력하여 엄청난 달러 유동성을 직간접적으로 뿌렸습니다.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필요한 결정이었습니다. 자산시장의 붕괴를 막아야 했습니다. 양적완화(국채 매수), 질적완화(회사채 매수) 및 재난지원금 정책을 단행했습니다. 덕분에 시장과 사람들은 점차 안정을 찾고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했습니다. 자영업자는 영업시간과 방문자 수를 제안했습니다. 기업은 직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선택적으로 실시했습니다. 그러자 확진자의 수와 증가율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었습니다. 결국,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흘러나왔습니다. 그러자 자산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뿌려졌던 유동성이 역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폭락했던 전통적인 자산 상품(주식, 채권, 부동산)과 대체자산 (석유, 곡물, 구리, 금 등 원자재)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자산 상품으로 떠오른 암호화폐에 유동성이 쏠렸습니다. 곧 주변에서 누군가 투자 대박을 터느려서 조기 퇴사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덩달아 언론에서도 비슷한 기사를 쏟아냅니다. 이에 개인들은 이런 경제현상과 '상대적 박탈감'과 나만 뒤쳐질 수 없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에 부추김 당해 자기 자본과 부채를 일으키면서 자산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이 가장 놀라운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현재 각국의 규제로 인해 현제 암호화폐는 거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미국 시간당 임금도 올랐습니다. 미국은 이제 시간당 15$(약 16,000원)입니다. 기업은 구인하는데 사람들이 구직하지 않습니다. 재난지원금 때문입니다. 정부가 준 지원금이 떨어질 때까지는 구직하지 않는 거죠. 결국 기업은 구직을 유인하기 위해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부 미 연준이 뿌려준 유동성이 낳은 결과입니다. 제 급여 빼고는 다 올랐다는 건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2.

이제 남은 것은 물가의 향방입니다. 우선,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원유와 구리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작년 6월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배럴당 가격은 20$ 초반이었지만 현재는 $71입니다. 2014년 6월 기준 $105선에 한참 못 미치지만 그다음 전고점인 2018년 9월 기준 $75에는 매우 근접합니다. 구리 선물도 크게 올랐습니다. 2011년 2월 당신 구리 선물 고점을 최근 돌파했습니다. 원유와 구리는 대부분의 기업의 생산, 유통, 판매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에 두 가격의 상승은 기업이 비용 상승으로 전가되고,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이제 최근 물가 관련 지표를 보겠습니다. 미국의 5월 물가상승률 지표(6월 10일 발표)는 5%으로 예측치 4.7%와 이전치 4.2% 보다 높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당시 수준에 가장 가깝습니다.


미국의 5월 기대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5월 지표(6월 14일 발표)는 4% 이전치 3.4% 보다 0.6% 높습니다. 금년 1월 수치가 3.05%를 감안하면 높은 수치입니다. 그래프 역시 가파른 기울기입니다.

미국의 농축산, 에너지, 석유류 등의 변동성 높은 품목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 물가지수(Core Consumer Prices), 핵심 개인 소비자물가지수(Core Pce Price Index) 그리고 핵심 물가 지수(Core Inflation Rate)를 보겠습니다. 금년 4월부터 실제 수치가 예측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6개월 간의 물가 관련 지표 등을 보면 물가의 방향은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든 시장 참여자의 시선은 연준에 가 있습니다. 최근 6월 16일에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FOMC)에서 나온 기준금리 점도표에 따르면 2023년 2번의 금리 인상을 연준 의원들이 전망했습니다. 당초 2023년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과 상반되는 것이죠. 이에 자산시장이 금리인상에 대한 즉각적인 하락 반응을 보이자 5일 만에 연준 의장은 고용이 여전히 목표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리인상 또는 조기 긴축은 아직은 없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3.

문제는 연준 바깥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들린다는 겁니다. 미국 전 재무장관 로런스 서머스는 인플레이션은 차고 넘칠 것이라고 말했고, 다모다란 뉴욕대 재무학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생각은 오만이라는 경고성 발언을 했습니다. 또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도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한참 부족한 지식이지만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연준은 막대한 유동성을 뿌리면서 미국의 디플레이션을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연준의 막대한 유동성으로 실물경제가 성장 회복할 때까지 자산시장을 계속해서 떠받쳐 줄 수 있을까?

달러(기축통화)와 연준의 신뢰도는 계속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가?

연준은 리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는 유동성의 적정 수준을 알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좋은 인플레이션(성장/수요 기반)인가? 나쁜 인플레이션(비용/자본유출)인가?

정말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가?

그리고 과연 투자의 방향은 어떻게 다시 잡아야 하는가?


이런 의문 때문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이 책이 100% 정답을 족집게처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답을 찾아가는 데 중요한 실마리와 생각의 확장을 가져다준 것은 확실합니다. 특히나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라도 저자의 특유의 설명 지문을 통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이해가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코로나 19 팬데믹 전후의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글로벌 경제상황과 이에 맞물리는 한국의 경제 상황도 손쉽게 이해 가능하고요. 또한, 가장 중요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개념과 이에 대한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장과 물가를 축으로 나눈 4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어떻게 하면 유연한 투자 시나리오를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4.

다만,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인데요. 저자도 책에서도 본인의 낙관적 성향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경제회복과 성장의 시나리오를 미국과 중국의 공조로 통해 이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저는 이게 너무 지나친 낙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이 연일 강경한 對중국 정책으로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최악입니다. 최근 G7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사실상 적으로 간주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이는 단순히 바이든 정부만의 강경 기조는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강조하며 미중 무역전쟁을 일으키기 훨씬 전인 2008년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중국의 정치체제와 경제구조가 미국보다 우월하다고 한 순간부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 기조는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국도 플라자 합의 때의 일본의 전철을 밟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일대일로, 페트로 위안화, 기술 굴기, 중국 굴기 등을 강력한 정책 추진을 통해 미국에 대항할 경제 테러토리를 구축하려고 했던 것이죠. 이는 중국이 위안화를 달러 못지 않은 기축통화로 만들어서 미국의 금융자본에 휘둘려서 자국 금융과 산업이 피폐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겠죠.


출처: 레이달리오 링크드인

 그래프는 헤지펀드사 브릿지워터의 회장인 레이 달리오가 제공한 '대제국의 상대적 위치' 추정한 겁니다. 지금 시점 기준으로 보아도  나라가 경제패권을 가지고 다툴만한 상황으로 이해가 됩니다. 따라서,  책을 읽을  미중 패권 구도를 같이 염두해서 읽으면   도움이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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