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잠자는 글 깨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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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 소리와 함께 튀어나오는 애사심을 쳐다본다. 그 마음 '심'은 아까 회의를 하다가 그녀의 마음에 똑똑똑 노크를 했다. 오호라 이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거니?
왜? 스쳐 지나가면 안 되는 거야?
그동안 수없이 사람을, 사물을, 그 외 다양한 존재를 사랑 '애'로 가뒀다가, 놓았다가, 버렸다가, 도망갔었다. 이제는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예전 감정들이 누렇게 벽지에 들러붙어 있는 게 보인다. 어여쁜 신상의 분홍색 꽃무늬 벽지를 앞에 두고서 옆에 있는 누런 벽지의 눈치를 본다. 그 벽지가 양쪽에서 조여 온다. 이 세상에는 마치 마음이 변하면 절대로 안 되는 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예전의 태도를 피고인 석에 세운다.
좋아하는 것도, 좋아했던 것도,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마음이 돌덩이처럼 굳어진 것도, 다시 말랑거리는 것도, 굳었다 물 발라서 쩍쩍 갈라진 지점토 같은 것도, 모두 동일하다. 그 조각조각들이 모여서 두런두런 얘기를 한다.
괜찮아. 옳고 그른 것도 아니고, 좋고 나쁜 것도 아니고, 굉장히 도덕적이고 굉장히 타락한 것도 아니야.
환상은 화려하게 타오르다 꺼지지만 그 재들이 남아 아름다운 꽃을 피우겠지.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나답게. I'm all ears. 무슨 말을 하든지 귀가 되어줄게.
Photo by Austin Cha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