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진화하는 과정

외로움도 추억이 된다.

by 검정바지

핸드폰의 주소록을 열고

누구한테 전화를 해 볼까

이리저리 뒤져가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주소록을 끝까지 내릴 때까지

전화할 상대를 찾지 못했다면

이미 외로움은 시작된 것이다.


외로움이 시작되면선 남을 탓하기 시작한다.

평소에 얼마나 잘해줬는데 자신을 챙겨 주지 않는다며,

이상한 논리를 펼치면서 사람들을 미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외로움이 시작되면 극도로 소심해지는 탓에

을 탓하는 시간을 짧게 가진 후에

바로 자신을 탓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된다.


다음으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혼자 남게 된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게 된다.

자신의 어떤 말과 행동이

그들과 나 사이에 벽을 만들어 놓았는지

고민하고 자책하면서

외로움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그렇게 외로움을 간직한 채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침내 깨닫게 된다.

혼자만 있어도 인생은 진행된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을 그리워해서 외로움이 생긴 거라면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으면

외로움이 사라진다는 걸 알게 된다.


그제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에 대한 과한 집착으로 스스로 외로움을 키운 건 아닌지,

굳이 사람을 만나서 비교를 당하고 무시를 당한 것은 아닌지,

아무 쓸모없는 인정을 받기 위해 너무 눈치를 살핀 것은 아닌지,

마음의 그릇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을 품으려고 한 것은 아닌지,


그렇게 진정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면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사실을 알게 된다.

주소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장되어 있는가 보다

어떤 사람이 저장되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끊어야 하는 관계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이어질 수밖에 없는 관계는

큰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보이기 위한 겉모습을 꾸미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치장을 한다.

남들의 시선에 얽매여서 갇히지 않기 위해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아끼도록 한다.

누구한테도 기대지 않고

혼자서도 꿋꿋하게 설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우는 데 많은 투자를 한다.

핸드폰의 주소록을 검색하는 시간을 줄이고

지식과 체력을 키우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그렇게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외로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마침내 외로움은 진화해서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주고

많은 추억들 중에 하나로만 기억에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