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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막시 Feb 09. 2023

UTMB 몽블랑 OCC 당첨, 가? 말아?

계획에 없던 삶의 시작

오랜만에 이메일을 열었다. UTMB(Ultra-trail du mont-blanc)에서 메일이 와 있었다. 뭔가 싶었다. UTMB 몽블랑 OCC(56K, 고도 3,300미터)에 당첨됐다는 것이었다. 그제야 작년에 호기심으로 UTMB 몽블랑 대회에 신청한 게 떠올랐다. 참고로 UTMB 몽블랑은 프랑스 몽블랑 둘레길을 도는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다.


그냥 심심풀일 땅콩으로 신청했었다. 당첨되기가 어렵다기에 안 되겠지 하며 신청했는데, 되어 버렸다.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가고 싶은 마음이 동해 아내를 떠봤다. 아내는 가라는 말도 가지 말라는 말도 없었다. 본인도 판단이 잘 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 스스로도 여기 가는 게 최선인가 싶기도 했다. 간절함이 없었다. 누군가에겐 꿈이지만, 나에겐 많은 대회 중에 하나였을 뿐이다. 비록 세계 최고의  트레일 러닝 대회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샘솟았다. 많은 분들의 글과 사진과 영상을 보니까 심장도 뛰었다.


갈지 말지, 어느 날 저녁 식사 때 딸이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앞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데 당연히 가야 되는 것 아닐까?" 라며. 내겐 너무 멋진 딸이었다. 아내는 딸의 말에 설득되었고, 나도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항공권과 숙소를 검색하고, 대회 출발지와 도착지를 보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둘러보았다. 딱히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일단 가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최대한 빨리 준비를 마쳐야겠다.


친구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하나하나 받았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서 누군가의 경험과 조언은 큰 도움이 되니까. 숙소 잡는 게 젤 문제였다. 인구 1만 명이 사는 도시에 대회 참가로 1만 명이 더 오는 시기니까 가격은 올라가고, 어떤 호텔이 좋을지 망설이는 순간 좋은 건 하나씩 사라진다.


이미 경험한 분들의 블로그를 보니까 한국에서 스위스 제노바까지 비행기로 이동, 제노바에서 샤모니까지는 버스로 이동한다. 아주 사소한 정보라도 미리 경험한 걸 공유해 준 분들이 고마웠다.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UTMB, 이제 이 단어들조차 설렌다. 앞으로 몽블랑에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글로 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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