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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대겸 Jun 01. 2018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로써 홍채인식

가상현실 산업 속 기술의 화두 중 제가 생각하는 핵심기술은 단연 홍채인식 (eye tracking)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주얼 캠프라는 업체가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핵심 기술이 가상현실 시장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궁금했었습니다. 2-3년 전부터 이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었고 소비자 선호도 조사 등 다양한 실험들이 행해지긴 했으나 이 기술이 어떠한 형태의 콘텐츠로 상용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일련의 기사들로 보았을 때 선택적 랜더링 쪽으로 대충 방향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VR 콘텐츠에서 홍채인식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다양한 적용 지점이 있겠으나 저는 VR 장비와 콘텐츠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합니다.


1. 홍채 위치추적 혹은 아이 트래킹

이 기술은 쉽게 말해 HMD나 기타 하드웨어에서 인간의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사용자가 정확히 화면의 어떤 지점을 보는지를 실시간으로 스캐닝하는 기술입니다. SCI-FI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들처럼 본디 개발의 목적은 지문보다 진보된 생채적 수단을 통해 본인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선 홍채인식은 홍채에 적외선을 비출 LED와 적외선에 반사된 홍채를 인식할 별도의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홍채인식 장비와 눈의 위치가 서로 고정된 상태에서 LED가 실시간으로 적외선을 홍채에 쏘아서 이것이 반사된 빛을 반대편의 카메라를 통해서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http://assistivetechnologyblog.com/2016/08/eye-tracking-101-how-does-it-work.html


2. 홍채 위치 추적을 활용한 학술적인 실험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내에서는 비주얼 캠프라는 업체가 홍채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http://visual.camp/technology/ 작년에 VREXPO에서 이 회사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홍채인식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당시 시연장에 있는 콘텐츠는 홍채인식 추적을 활용한 마케팅 콘텐츠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홍채인식 추적 기술이 VR 산업의 핵심기술로 발전될 가능성을 가진 것은 맞지만 이렇다 할 상용화 지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비주얼 캠프는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주로 보안용으로 쓰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에 SDK를 제공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홍채인식 추적 기술은 다양한 사회적, 학술적 실험들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쓰이고 있으며 주요 분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과학실험

2. 마케팅

3. 생리심리학 실험

4. 휴먼 팩터 연구와 시뮬레이션


일반적인 HMD는 머리의 움직임, 헤드 트래킹에 의해서 화면에서의 시각적 영역을 이동시킵니다. 반면 홍채인식 추적은 눈의 움직임만으로 보는 방향이 달라집니다. 전자가 목의 관절과 근육을 써야 하는 의식적인 행위에 의한 결과물인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는 이미지에 대한 마음의 생리심리학적 반응에 가깝습니다. 두뇌가 이미지를 보고 시각적 정보를 두뇌에 보내고 이를 처리하여 다시 근육을 써서 움직임에 이르는 시간보다 즉각적인 반응입니다. 홍채인식 추적기술을 활용한 학술적인 실험들은 이러한 원리에 기반해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학술적 실험 만으로는 기술이 상용화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또한 기업들의 기술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하드웨어 업계와 VR 산업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어 쓰일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전문적 용어가 만들어져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바로 홍채의 위치를 통해서 바라보는 영역만을 초고해상도로 구현시키는 선택적 렌더링 방식의 활용입니다.


3. 선택적 랜더링 (... 더 나은 표현을 찾게 되면 수정하겠습니다.)


기술적으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무언가가 기술적인 장벽으로 다가오게 되고...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기술장벽들이 해결되어져 가는 과정 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VR이 기존의 2D 영상 체험을 대체할만한 경험을 주고 앞으로 안정적인 소비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영화관 수준의 화질과 HMD 장비의 획기적인 경량화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디스플레이 부분은 많은 점에서 이미 충분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HMD의 경량화는 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지점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양안으로 보았을 때의 영상화질이 2D 영화관에서의 영상 체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크기의 동영상 파일을 안정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CPU가 따라줘야 하는데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된다면 이문제에 대한 상당한 진전이 있겠으나 그전까지는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초고화질 VR 영상의 엄청난 파일 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래픽 칩 회사들은 홍채 위치 추적 기술을 통해 관람자의 홍채의 위치에 대해서만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고 나머지는 PROXY 형태로 해상도를 낮추는 형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NVIDIA는 대표적으로 이러한 기술을 개발 해왔습니다.  또 다른 칩셋 회사인 퀄컴은 홍채 위치 추적 분야의 대표적 회사인 토비와 손잡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NVIDIA보다 더 이른 시기에 상용화되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홍채 위치 추적 기술이 VR 산업의 핵심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으며 이는 선택적 랜더링의 방식으로 VR 경험에서 화질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눈의 움직임 만으로 시선이 이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몰입도를 좋게 하리라고 봅니다.


4. 고급 가상현실 기기 시장의 미래 <VARJO>


핀란드의 HMD 장비 업체인 VARJO는 현존하는 소비형 HMD인 오큘러스 보다 50-60배 해상도가 높은 장비를 개발했고, 180억 이상의 펀딩을 받았으며 대부분의 연구개발을 끝내어 올 연말에 시장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VARJO의 HMD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홍채 위치 추적을 통한 해상도의 집중화입니다. 눈이 바라보는 둥근 특정 지점의 해상도를 획기적으로 올리는 대신에 주변부의 영상을 PROXY 형태로 구현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PC의 그래픽 카드로도 구현될 수 있습니다. 


일반HMD 와 VARJO사 장비에서 격자 의 차이: 실제로 HMD로 보았을때 차이는 훨씬 크리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눈은 단지 엄지 손가락 크기의 영역에만 시야의 초점을 맞추며 나머지는 두뇌를 통해서 구현됩니다. 사실 우리가 사물을 볼 때 시야의 주변부는 훨씬 덜 상세하며 해상도가 낮습니다."


-VARJO의 참 업자 Urho Konttori *출처 BBC 뉴스 인터뷰


바르조 사의 HMD는 현재 산업용 가상현실 기기에 쓰이고 있습니다. HMD는 개당 5000-10,000 유로 사이의 가격이라고 합니다. 이 장비는 현재 조종사들 교육을 위한 항공기 조종실 시뮬레이터 기기에 쓰이고 있습니다. VR 산업에 관심이 있으시고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아래의 영상을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실제로 시간이 얼마나 필요로 할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홍채 위치 추적을 통한 선택적 랜더링 방식은 확실한 기술적 대안으로써 보입니다. 그리고 바르조 사의 HMD는 이 분야에 있어서 선두적인 기업입니다. 


격자가 보이지 않는 HMD 장비의 개발과 영화관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의 구현이 가상현실 업계가 넘어가야 할 기술적인 장벽임을 기억한다면 하드웨어의 획기적인 변화가 오기 전까지 선택적 랜더링은 확실한 기술적 대안으로 보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홍채인식과 선택적 랜더링 옵션의 유무가 고급형 HMD를 일반형 장비로부터 구분시키는 스펙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7RPIpgqE4o

홍채와 LED 를 형상화 한것이 인상적입니다.


산업적 용도로 쓰이는 고급형 가상기기에서 4K VR의 저 해상도는 체험을 저해하는 요소임이 분명합니다. 당장 올 연말부터 출시  예정인 바르조 사의 HMD는 산업적 용도로 쓰이는 HMD 기기, 콘텐츠에 당장 활용할 가치가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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