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염원하던 발령을 받은 거였다.
새로운 인생 2막이 열릴 참이었다.
3월 9일 자로 발령 난 자리는 1학년 담임이었다.
그냥 보육사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꿈꾸던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닌 한 명 한 명 수발 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어느 날 아침, 한 학부모가 교실로 등교를 시켜주며 나에게 말했다. 애가 상처 있던데 전화라도 줬으면 좋지 않았겠냐고. 내 얼굴은 새빨개졌다. 내 성격이 좀 그렇다. 안좋은말 듣는걸 죽기보다 싫어한다. 애가아파 죄송하다는 전화를 하는것도 자존심 상했다.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다.
그때부터였던것같다. 쉬는시간만 되면 누가 다칠까봐 맘을 못놓고 지켜보게 되었다. 그러나 화장실만 다녀와도 항상 문제는 발생해 있었다.
그때 처음 직장인이 되었다는 실감과 함께 어깨에 짊어지게 된 책임감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그 책임감이 날 우울하게 만들 정도였고, 책상에 앉아있는 학생 입장이라는게 마냥 부럽게만 느껴졌다.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급작스럽게 넘어가는 이 모든 변화가 내게는 버거울 뿐이었다. 이게 손이 많이 가는 1학년을 맡아서일까?? 알 수 없었다.
내년에는 수발만 드는 1학년에서 나도 교육이란 걸 할 수 있는 6학년을 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