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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글쓰기 Apr 19. 2024

건강 노예

나는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있어 남달리 뇌졸중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심방세동은 심장에서 피를 깨끗이 걸러내지 못한 혈전이 생겨 뇌혈관 막히는 병으로 혈전이 안 생기게 ’ 자렐토정’을 복용하고 있다. 40년 이상 심장내과를 다니며 어깨 너머 배워 부정맥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게 되었다.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일어났다. 평소처럼 운동기구에서 팔 굽혀 펴기, 허리 돌리기, 스쿼시 운동을 했다. 너무 무리했나 보다. 머리가 무겁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경우는 전에 없었다. 혈압이 높아서 그럴까? 심장이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뇌혈관이 막혔나? 별생각이 났다. 갑자기 현기증이 나고 숨이 차면 공포증이 몰려온다.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았다. 마음을 진정해 보려고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하며 가만히 마음을 다스렸다. 한 시간 정도 쉬고 나니 머리가 가벼워졌다. 오후가 돼서야 마음이 고요해졌다.


몸은 신비하다. 인간의 장에는 많은 장내 세균이 있고,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고 한다. 몸에 유익한 일을 하는 유익균, 몸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유해균, 상황에 따라 유익균이 될 수도 있고 유해균이 될 수도 있는 중간 균 세 가지이다.


비율로 따지면 유익균이 약 30%, 유해균이 약 5%~ 10%, 중간 균이 약 60~65%를 차지했을 때 이상적인 장 내 환경이라 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질병 발생에 원인이라고 한다.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중간 균 역시 유해균의 일을 도우면서 80% 이상의 유해균이 장을 장악하기 때문에 장내 세균의 불균형은 면역력 저하에 원인이라 한다.


세상 이치도 이와 비슷하다.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60%의 중간에 있던 생각이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간다"라고 한다. 세상만사 맘먹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자연 치유 능력을 믿었다. 


내 병은 내가 제일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이 1원도 틀리지 않게 하는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므로 스트레스가 무척 심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경리 하는 일을 그만두어야 했으나 다른 직업을 찾을 수도 없었다. 스트레스 해결하기 위해 테니스는 도움이 되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그의 제자가 “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묻자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하지 마라. 노심초사하지 마라. 사는 것을 하늘에 맡겨라! 부질없이 바쁘게 하지 마라! 쓸데없는 계획을 세우지 마라! 독서하고 탐구하라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만큼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고 한다. 긍정적인 자세로 자연 치유 능력을 믿고, 치유가 안 되면 죽을 때까지 병과 함께 간다는 자세로 건강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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