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이 궁금하다

심장에 이상이 있어서 이종구박사 등 전국의 유명한 의사를 다 찾아다니다가 1990년 초  권도원박사를 만났다. 신당동에 있는 제선한의원이었다.  넓은 한옥 집에는 환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지방에서도 올라온 환자도 보였다. 2시간 정도 기다렸던으로 기억난다. 진료 방법이 특이했다. 키는 작았으며 체격은 땅땅하셨다. 침대에 눕히고 머리와 다리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작은 침을 이용하여 10개 이상을 찔러댔다. 아프지는 않았다. 진료를 마치니 인쇄물 한 장을 주셨다. 체질은 ‘금음체질’이고 먹어야 할 음식물 목록이 적혀 있었다. 그 당시 권도원박사가 그렇게 유명한 분인지 몰랐다. 그렇게 하여 8 체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 아침에 우유, 찹쌀떡, 빵, 사과로 간단히 먹었는데 이게 나쁘다고 한다.  뿌리채소는 머리에 해당하므로 잎채소만 먹고 콩 호도 도토리 밤을 먹지 말라고 한다. 금음체질은 폐가 크고 간이 적은 체질이다. 간이 작아 술과 고기를 많이 먹으면 소화를 못 시킨다. 간과 담낭에 좋은 음식으로 팥, 보리, 메밀, 닭고기, 개고기, 포도, 딸기, 사과, 매실을 먹으라고 한다.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사람은 미국인보다 췌장 길이가 짧아 대장암에 많이 걸린다고 한다.

금음체질은 첫째 장에 가스가 많고 둘째 밀가루음식이나 고기를 먹으면 속이 불편하고, 셋째 변비를 조심하고, 넷째 피부가 건조해 가려움증이 있고, 다섯째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많이 내면 근무력증에 걸리기 쉽고,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쉽다고 했다. 맞는 부분도 있고 의심 가는 부분도 있었다. 금음체질이란 아무런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고 나쁜 체질인 셈이다. 

팔체질뿐만 혈액형을 기준으로 인체를 연구하여 열성 체질(O형과 AB형)과 냉성 체질(형 B형)로 인체 생리 시스템을 구분하고 열성체질은 찬 음식, 냉성체질은 더운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다고 주장하는 이론도 있다. 또 이혈요법이라고 해서 귀에 인체의 모든 혈자리가 모여 있어 ‘건강 장수 비밀 창고’라고 한다. 한방은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와 임상 데이터를 확보와 급성 질환과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또 한의사마다 다른 진단과 치료 방법을 표준화시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