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늦가을의 단상

다시 피어나는 꿈을 그리며

by 이상무 글쓰기

한때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가가 되어 청중 앞에서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꿈을 키웠다. 하지만 "작가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에 마음을 접었다.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경영학과를 선택했고, 그것이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다.


대기업 입사, 일류대 출신 아내와의 결혼, 두 딸의 탄생. 겉보기에 성공한 삶이었다. 정년퇴직 후에는 더 나은 노후를 꿈꾸며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평생 모은 재산을 잃고 말았다. 딸들의 결혼식에서 넉넉한 부모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지금도 아쉬움이 남아있다.


경력과 품위를 중시하던 나는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돈을 좇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검소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살아간다. 돌이켜보면 경영학 전공은 취업이라는 첫 관문은 열어주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떨어졌다. 상사의 눈치를 살피며 자리를 지키려 애쓰다가 결국 명예퇴직이란 이름의 강제 퇴직을 맞이했다.


공학도들은 퇴직 후에도 기술이란 든든한 밑천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갔다. 하지만 나는 강사 자리를 찾아 헤매다가 쓸쓸한 현실을 마주했다. 온라인 강의 경험도 없는 데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줄을 섰다. 어느새 내 인생도 단풍이 물드는 늦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이어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싶다. 농부가 땅을 일구듯, 작가가 글을 쓰듯,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영원한 진리를 담은 글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그들 앞에 서서 삶의 지혜를 나누는 명강사가 되고 싶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 되돌릴 수 없지만, 후회와 아쉬움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소중한 나침반이 된다.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의 진정한 열정을 따르라고. 그 길이 험난할지라도, 세월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는 보석이 될 것이라고.. 그것이 나의 인생에서 배운 가장 값진 교훈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금까지 살면서 뿌듯했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