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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서생 May 21. 2024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퀴블러 로스의 『사후생』에서 뽑은 문장들

죽음 5단계 이론, 호스피스운동 제창 등으로 유명한 ‘죽음학’의 개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übler-Ross, 1926~2004)의 <사후생 On life after death>을 읽다.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옮겨감이라는 명제도 아직 소화되지 않았는데, 죽음 자체가 없다는 그녀의 말은 더구나 어리둥절하다. 책은 쉽고 지만 그 울림은 깊고 두껍다. 몇 대목을 여기 옮겨 놓는다.


-내 실질적인 사명은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인류가 이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마음의 문을 열고 두려움이 없는 개방적인 상태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훌륭한 통찰과 예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자신의 내부 자아와 대면하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배우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모든 삶에는 긍정적인 목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일이다.


-죽었다가 깨어나 우리와 이야기를 나눈 친구들에게 들은 바로는, 이런 변화를 거친 후에 모든 인간은 텔레비전 스크린과 유사해 보이는 어떤 것 앞에 서게 된다. 여기에서 (...) 평생 해왔던 모든 행동과 말, 모든 생각들을 되돌아보게 됨으로써, 당신이 살아온 방식에 따라 자신이 지옥을 만들거나 천국을 만드는 것이다.


-바라건대, 우리는 과학기술과 물질주의 시대에서 순수하고 진정한 영성이 가득한 새로운 시대로 옮겨가야 한다. 이것은 단지 어떠한 종교에 매달리는 종교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성을 의미한다. 영성이란, 우리보다 훨씬 위대하며 우주를 창조하고 삶을 창조한 어떤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뜻한다. 우리는 그 위대한 존재의 중요하고 의미 있는 부분이기에 그 존재가 진화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다.



-죽음의 순간, 우리는 일시적인 거주지였던 육체로부터 실재하는 영원불멸의 자기 자신이 분리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이 불멸의 자아를 영혼 혹은 하나의 개체 entity라고 부르는데, 영혼이 몸을 떠날 때 당황함이나 공포, 불안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건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은 계산에 밝은 사람으로 커왔다. (...) 당신이 조건 없는 사랑으로 훈련받았다면, 당신은 삶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고, 인류의 단 하나의 적인 공포와 죄의식, 두려움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만일 무섭다고 계곡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계곡의 아름다움을 결코 보지 못할 것이다.


-고통은 우리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주어진다. 그것이 신앙이자 깨달음이다. 나는 싸우기를 그치는 것, 불복종을 멈추는 것, 다투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복종에서 평화롭고 긍정적인 복종으로, 다시 말해 그저 간단하게 ‘예’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게 깨닫자 고통은 사라졌고 숨쉬기도 쉬워졌다. 말로서가 아니라 생각으로 ‘예’라고 말하는 순간 육체적 아픔은 사라진 것이다. 나는 천 번의 죽음 대신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듭나는 과정을 겪은 것이다.


-죽음은 단지 이 삶으로부터 고통과 고뇌가 없는 다른 존재로의 변화일 뿐이다. 모든 아픔과 부조화는 사라질 것이며, 영원히 살아남을 단 한 가지는 ‘사랑’이다. 그러므로 ‘지금’ 서로 사랑하자.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태어나게 해 주신 분들과 함께 하는 축복을 얼마나 오랫동안 누릴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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