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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Dec 21. 2020

[왕비재테크 비밀]사랑이란 이름으로 원수 짓지 말자

위대한유산

20.12.21



사랑이란 이름으로 원수 짓지 말자



승현아, 수현아.

우리가 함께 모여 살았던 짧은 시간들은

경계도 없이 기억이 되어가고

우린 각자 살고 있는 지금이

자신의 전쟁터이겠지.

서로 오직 한 가지

긴 세월 거치는 동안

더딘 성공의 발판 위에

흔적이 닳아 없어지도록

두드린 문 앞에서

우린 서로 다른 공간에서 삶을 받아들이고,

다르게 생각하고 느낀다.     




지금 무슨 책을 읽는지

어떤 글을 쓰는지

무슨 고민에 빠져 있을지

어떤 사상에 물들어 있는지

어떤 예술에 관심 가지는지 모른 채

서로 성장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렇게 외로울 거고

암담할 때도 많을 거고

치열해서 치이기도 할 테고

서로 사뭇 다른 성취의 방법으로

우린 각자 중요한 자기 일을 하며 살겠지.  



  

물론 서로의 겉모습이

많이 변해가고 있지만,

우리의 습과 내면 깊은 생각들은

아직도 비슷하게 닮아

살아가고 있을 것을 믿는다.     

엄마는 너희에게 아주 작은 부분들이지만

엄마가 물려준 정신적 최상의 선택들 속에서

적자생존을 보장하지 않는 이 세상을

또 그렇게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설명할 수 없는 씨를 뿌리며

그 씨를 가꾸고 있다는 믿음에

의문의 여지없이 설명 없이

미래를 취해본다. 



  

서로 떨어져있지만

엄마가 구분 지어놓은 것들

우위를 정하는 일의 순서를

존재해야 하는 지식이나 지성,

창의력에 대한 중요성.

명확하게 바라는 법칙들이

매일 너희의 가슴을 지배하는

나침반이 되길 바란다.  


  


세상에 나오기 전엔 세상을 다 모른다.

아직 너희는 그럴 나이고,

세상엔 보이는 것 말고

보이지 않는 영역들이 있단다.

쉬이 눈에 띄거나 감지할 수 없어서

특별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현실에선

뛰어나도 가장 뛰어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포식과 피식의 생태계처럼

이 세상은

진리로만 승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은 공부 잘한다고

지혜가 생겨지는 학습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의 영역을 넘나들 수 있는

새로운 힘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단다.

세상엔 공부 잘하는 사람

세상엔 잘난 사람

세상에는 진짜 훌륭한 사람도 많다.




즉 이렇게 뛰어 나려고 시작하면

그 끝은 참혹하다.

목숨 값이 없을 만큼

잔인하게 버려지기도 한단다.

그러니 공부만 잘하면

누군가의 소유물로

자신의 재능을 바쳐야 한다.

늘 평생을

두려움과 시간 없음에 가로막혀

심한 압박으로

누군가의 종이 되어 사는 거지.

그것이 진리는 아니다.

공부를 잘해야만 하는 것. 


   


이 이유가

엄마가 필연적으로 이 글을 쓰는

확실한 이유다.

지혜는 누구의 지식을 가져오는 일이 아니란다.

구글에 다음에 네이버에

검색해서 얻을 수 없단다.

지혜는 절대성을 가진다.

지혜로운 사람 곁에만

지혜로운 사람이 머리를 맞댄다.  


  


이것이 아무나 침범할 수 없고,

실제로는 더 어렵단다.

지혜가 깊은 사람들은

누군가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즉 불행한 사람들은

공부만 잘 하는 사람이고,

이 세상 가장 끔찍한 일은

시키는 일만 할 줄 아는 사람이란 것이다.   


 


지혜는 지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모호하지 

알맹이가 없다.

그래서 다들 알맹이만 찾으려 할 때

그 안에 함축된 진리를 견뎌서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지혜는 지성의 영역이다.

하수들은 운이나 기회를 찾을 때

현인은 위대한 사상가를 찾는다.   


 


이걸 몰랐다.

엄마는 엄마에게 주어진

비옥한 환경에서 펼쳐진 사막은

그리 멋지지 않았다고

시키는 일만 하고 살며

복종하고 감내해야 했음에도

보호받지 못했다.

책을 드는 사치의 시간에

밥벌이 돈벌이를 해야만

생계가 유지되는 사람에게 주어진 자명함은

요강 안에서 온 지구의 별을 보아야 함이다.  


  


비참한 생활이 적응이 되어버리면

무서워진다는 걸 다수는 모른다.

거기서 몰락했었다.

30대 초반에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부활은 했지만.

잔인한 세상을 엄마는 뼈에 같이 새겼다.

그래서 증언한다.

엄마는 가난이 너무 싫다.

시 한편, 책 한권 읽을 여유도 돈도

일기를 쓸 기력도 앗아간다.

그렇게 되면 눈과 코, 귀, 입

그리고 치아까지 사리분별이 안 된다.  


  


이 점을 잊지 마라.

가난은 모순이 아니지만

나의 가난은 비극이었다.

지독하게 깨달았다.

인간에게 진짜 암울한 건

가난이 아니라

꿈을 포기해야 하는

즉, 지식을 습득할 시간을 빼앗긴다는 것

그리하면 강렬하게 망한다.

그렇게 기억해라.  



  

읽고 배우고 쓰고 기록해라.

지식을 쌓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에게 가서 무릎 꿇어라.

진짜 현인은 너희의 성공을 무너트리지 않는다.

티 내지 않는 사람의 깊이를 보았다면

스승으로 모셔라.

양자가 되든 수양딸이 되든 모셔라.

그리고 가슴에 불을 지펴라.

배움의 불꽃을 태워라.  


  


4개 국어가 아니라

온 세상 모든 언어를 다 배우고

그 언어로 온 세상사람 다 만나 살아라.

엄마는 일생 동안 너희가 피울 불꽃에

고래 기름을 바르기 위해

저 바다 너머로 고래잡이를 떠난다.

오래오래 지속되길 기도한다.

큰 파도들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마의 배를 흔들어 놓더라도

나는 애써 너희를

찾지도 만나지도 못할 것이다.  


  


엄마란 이름으로

너희를 보낸다.

불꽃을 피워라.

영혼에 혼불을 놓아라.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 태울 수 있으리라.

그래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헤어져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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