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Gaia)의 부자의비밀] 엄마의 길 - 그란데

위대한유산

by 가이아G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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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길 - 그란데 (grandis)






문득 스케쥴을 정리하다 벌써 2022년

스케줄을 계획하고 보니

내년은 정말 엄마 한국 나이 50 이구나

너무 징그럽게 늙어버린 내 얼굴 앞에서

나는 뭐지

무엇이 나를 이렇게 강력하게 끌어 당겨

중년 아줌마 나이로 만들어 버렸나

그래 시간이 만들어 놓은 세월이구나.

엄마가 저항할 수 없는 세월이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여기다 데려 놓았구나 나이 50 이라니...





빅뱅을 설명하라면 흉내라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마무시 무방비로 진입시켜 놓은

내 늙음은 어떻게 설명 할까?

순간순간 버티고

하루하루 정신없이 한 달 잘 살고

일년 그렇게 미친 듯 살았을 뿐인데

왜 과거 몇 십 년이 순간이 되어 버렸지

스물세 살에 결혼했을 뿐이고

자식 둘 낳고 키우는데 울고 웃고 했을 뿐인데

나이 50 앞에 이 어리둥절은 뭐니.





책속에서 읽은 눈 깜짝할 사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시간과 공간은 함께였구나.

찰나라는 건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

이런 것을 말하는 거구나

이토록 매정하게 스물셋의 청춘을

나이 50에 가까운 늙은 사람으로 바뀌어버렸구나.





늘 책임감이란 족쇄에 묶여 내 청춘

너희의 학비 벌려고 세상과 단절해

돈벌이 밥벌이 했을 뿐인데

이 엄마는 지금

인생이란 거대한 산 앞에 와서 머뭇거린다.

'인생'이라는 내 집이 보이는 구나.

여기 저기 동서남북 사방팔방 성문이 있지만

그 성문들 마다마다 내가 쌓아올린 나였구나.

늘 불안한 그 성문 앞에서 고독과 외로움에 울부짖었는데

엄마는 지금 그것들을 더 이상 무효화 할 수 없는

엄마의 세상에서 이글 부자의 비밀을 전한다.





26년 전 엄마의 결혼은 사랑이란 도피였던

마술지팡이처럼 결혼을 하면 인생이 바뀌는 줄 알았지.

그렇게 뫼비우스의 띠처럼 너희를 만났고

극한의 상황을 몰아가는 현실 앞에 손쓰지 못하고

쉼 없이 몰아치는 인내를 한계를 버터야 했다.





그렇게 이 엄마의 길은 시작되었다.

혼자서 자식을 둘이나 돌봐야 하는 엄마였다.

관조(觀照) 라고 하지

너무 몰입하면 자신이 사라지는 듯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처럼

가면 쓴 것처럼 살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처럼

천사와 악마가 수시로 투구를 쓰고 방패를 쓴 채

나를 어지럽게 만들 때마다

이 엄마라는 자리는 말이야

참으로 모르겠더라.





처음해보는 엄마.

하느님이 만드신 창조처럼

무에서 유를 만드는 사람이라구나.

그냥 습관적으로 엄마로 살게 하는 그 무엇으로 인해

그 어디로 도망가 숨지도 못하는 가시덤불

그래 모세가 40년간 사막에 가시덤불에 거주했듯

엄마란 존재에게 자식이란

마음속에서 마저 늘 꺼지지 않는 가시덤불로

너희가 늘 애타게 이 엄마를 찾고 부를 때

그땐 감히 감당키 어려워

세상 밖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

가지 못했던 사유는

아무도 없었던 부모 사돈 팔촌 친구 친척

아니, 너희에게 이 엄마가 사라지면

저 산림 깊숙한 곳의 불상처럼

아무도 없구나.

그것이 외로움이란 거구나.





그렇게 시작한 엄마란 자리

그 길이 엄마의 길이다.

삶으로 증명하고 싶었고

눈으로 보여주고 싶었고

신께 따지고 싶었다.

그리고 내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나란 한계를

그 엄마란 이름이 뛰어넘게 해줬다.





일상의 진부함도

내가 물든 지난날 나쁜 관습과 편견도

너희를 위해 제거해야 했다.

내게 남은 고집도 자존심도 다 버렸다.

그때다. 23년 전에 그때

오만도 편견도 다 버린 것 같다.

그냥 바보라 생각했다.

자식바보로 산 시간은 다윗보다 더 자랑스러웠다.

지금 누리는 이 영혼과 육체의 자유도 그땐 몰랐다.

엄마의 길은 미지의 땅이였다.

갓 난 아기였던 너희 둘을 이 만큼 키웠으니

그것이 세월이구나.





오이디푸스

그래 이 엄마가 그렇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힘도

나라는 이기심으로

그 괴물을 죽일 수 있었던 것마저 너희였으니

엄마는 그 어떤 운명의 탓도 할 수 없구나.

너희가 내 자궁에서 나와 알을 깨고

저 바다로 나아가는 생존도

견고한 모래성도

가다 만난 갈매기와 독수리도

결국은 살아낼 수 있는 도구였었구나.

카벙클의 세계를 그땐 몰랐지만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은

말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엄마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고

너무 잔인했던 삶이 싫어 엄마는

꼭 다시 태어나지 않을 거라서

다시 태어나 너희 엄마도 절대하지 않을거야.

엄마의 이 길에 정녕 미련이 없다.





세상엔 두 종류의 엄마가 있다고 하지.

자식을 갑옷으로 무장시켜 걷지 못하게 하는 엄마와

빈 겹으로 저 바닷물로 밀어넣는 엄마.

그렇게 고아나 진배없이 자란 엄마는

비천한 신분의 아빠를 만나

그래서 빈 겹으로 저 바닷물에 너희를 밀어 넣었지만

대신 엄마는 가슴의 심장을 물에 녹여

저 독수리와 갈매기의 밥이 되어주었다.





엄마의 길.

엄마는 내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들을 일찍 알아차렸고

엄마는 세상에 남겨진 너희만의 몫

마아트를 스스로 찾게 해주는 기적을 선물하고 싶었다.

내 아픈 흔적마저 내 몫일까

이마저 이젠 자주 자주 아프기 시작한다.

나의 열정이 사그라들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이 귀찮아지고

내 몫을 끝내는 시험이라서 일까

이 지옥에서 탈출하고 싶어질 때가 오는듯 하구나.





얘들아 옛날에 엄마 어릴 땐

너무 가난한 동네에 살아

아무도 너의 꿈은 무엇이냐고 묻는 이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역시 아무도 묻지 않지만

지금 엄마 꿈은 그란데다 (grandis).





오늘도 늘처럼

스타벅스 카푸치노 그란데 사이즈를 시켰다.

그렇게 숭고하게 위대하게 살다가고 싶다고

그 꿈이 엄마의 길이다고

그 길이 너희의 길이기를 바라며 남은 시간마저

홀겹으로 바다를 헤엄치는 너희에게

내 오장육부를 가루 내어

저 갈매기와 독수리의 밥이 되고자 한다.





저 바다 건너 대륙에 도달하면

알게 되고 깨닫게 될거야.

너희가 그토록 부러워하던

갑옷 입혀주던 친구의 엄마들이

그냥 다른 엄마였을 뿐이라고

그때 가슴이 뛸 때

너희는 그렇게 다시 저 독수리와 갈매기에게

그 심장을 내어주어야 한다.

그란데 숭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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