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권선영 (가이아 Gaia)
여행 그 지상낙원
길어진 코로나 2020년 21년 22년
기록해 보니 딱 3년이구나
엄마도 2019년 포루투칼 보름 마지막으로 여행 다녀오고
작년 너희의 졸업식
그리고 올해 1월 뉴욕 승현이의 사업체 방문
그리고 정확히 진짜 요며칠 4일 동안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20명 단체로 거의 패키지 투어 유럽 느낌이었지만
같은 공동체, 소속 멤버들이라
패키지 같지 않은 단체 여행의 묘미도 나쁘지 않았다.
늘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돈 단위의 화폐가치와
눈뜨면 만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이목구비가
아, 여긴 베트남이지 했던 건
최근 1달 가까운 뉴욕 생활에서 받은
적지 않은 즐거움과 낯선 세상의 문화가 주는 그 나라의 경이로움이
너무 다른 지구 반대편 여기 와서 깨닫는
나라의 존재와 무거움들이
무릇 이 엄마에겐 또 다른 고찰이였다.
뭘까.
뉴욕에서 한 서민체험과는 다른 다낭에서의 재벌체험에서
나라의 힘, 돈의 힘이 이토록 무섭게
한 사람의, 개인의 운명까지 달라지게 해주는
아주 간단하지 않은 것들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
정말 적지 않은 엄마의 존재를, 나란 사람을
딱 확인받기 좋았다.
그곳에서 월 20만원에
아이서넛에 인생 거는 평범한 사람들
가까이 월 200만원에
결혼을 꿈꾸며 인생을 준비하는 한국의 젊은이들
그리고 월 2000만원 받으며
뉴욕증권가를 빠르게 걷던 그 멋진 청년의 발걸음들이
너무 사뭇 비교가 되어 다시 한번 깨친 건
이 엄마가 너희를 데리고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를
여행하지 않았던 명확한 이유들이 증명받듯 감사했고
GDP 4만불 이상의 나라들만 데리고 다니며
너희에게 보여준 그 세상이 조금은 안도의 쉼을 쉴 만큼
때를 놓치지 않은 다행이란
그때의 선택에 감사하며 여기 카페서 이 글을 쓴다.
오늘은 2023년 3월 14일 화이트데이다.
어제도 강의를 했구 내일만 강의를 마치면
엄마는 도쿄로 여행을 떠난다.
이번엔 단 둘이서,
도쿄의 어느 한 백화점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후 4시에 혼자 모처럼 비행기를 타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설레임
그냥 덤덤한 기분이지만
들뜨지 않을 수 있는 이 여유가 엄마는 참 좋다.
후배 동생을 만나 보낼 3박 4일의 시간 속에
문득문득 너희랑 보낸 도쿄에서의 시간들이
엄청 많이 사뭇 그리울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은 추억을 남기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인가보다.
그러니 너희도 자신에게 가장 멋진 인생 선물을
아주 아주 많이 남겨 살길 바란다.
그 멋진 선물을 더 기쁘게 남길 수 있길 바라며
엄마가 생각하는 어느 여행의 단면을 남겨본다.
여행이란 정의하기 어려운
여행이란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여행의 맛과 기술을 말야.
승현아 수현아!
여행이란 정해진 답을 찾아 살던 사람들이 여행하는 방법과
정해지지 않은 자기만의 답을 찾아 살던 사람들이
여행하는 방법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즉 여행이란 어느 나라 어디를 가느냐만큼
누구와 어떤 관계의 사람과 가느냐도 참 중요하다.
그래서 엄마가 누누이 하는 말,
그 사람을 알고 싶고 느끼고 싶다면
그 사람과 여행을 가고 몇 박의 밤을 지새워보면
정말 그 사람을 가장 잘 쉽게 알 수 있단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야.
물론 그 사람의 인품은
여행과 숙박까지 가지 않더라도 알게 되지만
어쩜 그 여행은
그 사람의 본성을 아는 아주 쉬운 방법이 되기도 한단다.
호텔을 같이 묵고 방을 같이 쓰며 화장실, 욕실을 공유하면서
그 사람의 매너와 배려 조식 때
그리고 약속 시간과 그 사람의 공동체 생활 속
아니 같이 여행 온 사람에게 주고받는 인사와 안녕
가이드, 기사 현지 가이드뿐 아니라
그곳에서 만나는 현지 로컬인들과의 대화와 챙김
그리고 친화력과 매너들은
그 사람 본성의 결정체가 된다.
또 무지 더운 날, 무지 추운 날
뜻하지 않은 사건과 사고들 앞에
그 사람이 취하는 행동은 꼭 그 사람 본성이 그대로 묻어나지.
늘 이 여행이 즐거운 사람과 여행까지 와서도
찡그리며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사람
신기하게 들어맞는단다
아니 스스로 증명해 보여준다
자신의 인격을 말야.
그래서 그 사람을 쉬이 테스트 평가가 되니
이보다 쉬운 사람 감별법이 어디 있겠니?
너흰 이 엄마와 여행을 다니면서 배웠을거야?
화장실 가라고 내려준 그 휴게소에서
기사님 가이드님 커피 하나 사는 건
생색이 아니라 오려 당연한 감사인사라고 말이야.
하루 일정을 마칠 때도 마찬가지야
너희는 이 엄마가 보여주고 행한 행동들을
그대로 다 따라하면 된단다, 알았지?
하물며 쇼핑센터를 가더라도 말이야.
돈이 없다는 핑계로 진상 되지 말고
돈은 써야 할 곳 말고도
써주어야 하는 곳도 있다는 걸 분명히 기억하고
팁이란 건 누군가의 밥줄이 되기도 하는 것이니
너무 쪼잔하게 아끼는 잔챙이가 되려거든
아예 여행을 가치 말이야 함이다. 알겠니.
그러니 인생이란 인간대접 받으려면 인간다운 행동을 하되
격이 높은 인간으로 차별화된 인간이 되면
그만큼의 대접을 해줄 것이다, 알겠지.
여행 그리고 시간과 돈의 상관관계
함께 할 사람,
그래.
돈을 버는 이유는 너희가 함께 여행갈 사람의 경비도 내어주고
더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려 평소에 몸값을 높여 애쓰고 살되
아무나 친하다고 마음 맞추려 여행가지 마라.
나중엔 누구랑 같이 갔는지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야 한다 .
몇 백도 안되는 돈으로
몇날 며칠을 여행하면서 먹는 거 맘에 안든다고
욕하고 투정하는 사람들 보면 진짜 깝깝하다.
여행은 반드시 돈만큼 가고 먹고 즐기고 논다 .
1인에 같은 여행지 나라라도 천만원짜리도 있고
같은 나라인데도 백만원 짜리도 있다.
저기 북유럽 같은 곳 한번 가는데도 동남아 수십 번 가도 될 경비가 필요한데
여행을 못 다녀본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흔히 불평불만이 더 많더라.
매너도 없고 팁도 아끼고 돈도 안쓰고
그러니 여행 많이 안 다녀본 사람들과 갈 일도 없겠지만
여행은 다닌 사람들이 다닌다는 말처럼
여행의 수준은 이 또한 양극화 극과 극이다.
너희가 이제 사회에 나와 더 많은 사람들과 친구들과
더 많은 여행을 다니게 될 땐 꼭 참고해라.
여행은 가서 보는 것들의 즐거움과 깨우침
그리고 낯선 경험들은 수준이 높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그 나라 문화 역사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더 많이 전해 들을 수 있어
어떨 땐 가이드님보다 훨씬 많이 배운단다.
그리고 그 언어의 힘 잊지 말고
되도록 많은 언어를 모국어처럼 할 수 있길 애쓰기 바란다 .
내 사랑하는 딸과 아들아.
살아가면서 여행을 꿈꾸지만 말고
늘 자주 시간을 만들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일을 즐겨
기쁘게 들뜨는 설레임을 간직하며 살아라.
어느 곳에서 여행을 마치면
반드시 다음 여행을 잡고 기대하며 살아라.
그리고 여행이 주는 머문 것들의 추억은 인생이 된다.
눈부신 것들만 기억하고 남겨라.
여행하며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한 마음도 나누고
늘 생명이 가득한 심장 뛰는 사람으로 살아라.
여행은!
시절을 간직하는 순간이다.
그때 그 시절 여행은 여행 전 짐 쌀 때의 기쁨과
여행 후의 빨래들이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더해주지
그리하여 여행이란 불편함을 경험하는 최고의 선물이란다.
엄마는 오늘도 떠나고 싶다.
누구와 떠날까? 어디로!
너희가 어릴 땐 늘 너희랑 떠날 수 있어 좋았는데
너희가 엄마 품을 벗어나니 누구와 떠날까?
함께 쉬이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 큰 행운이 아닐까 한다.
엄마도 그 행운을 찾고 싶은
2023년 화이트데이에 이 글을 남긴다.
여행이란 인생을 찾을 때 꼭 필요한 사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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