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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있는 간격

by 박근필 작가









극도로 개별적인 ‘우리’가 마트에서 성립된다.

같은 시공간에 장보기라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함께 있으니 우리는 분명 ‘우리’다.

하지만 이 정도로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우리’가 과연 마트 말고 세상에 또 존재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마트에 간다.


관계를 맺지 않고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잠깐만 떠올려 보아도 내 삶과 직접 연결되는 사람을 수십 명은 헤아릴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과의 적절한 관계 설정은 중요한 만큼 어렵고, 어려운 만큼 고민스럽다.

늘 적당한 크기로 소리를 내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어 행동해야 한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해소할 수 없는 두통을 감수하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 관계가 두통의 원인이라지만, 두통을 제거하겠답시고 머리를 잘라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때로는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 <문예잡지 평 5호> 중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죠.

서로 사랑과 도움을 주고받으면서요.

외로움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런데 문제도 발생합니다.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타인과의 관계로 인해 삶이 고달파지기도 해요.

상처와 고통을 받죠.


인간관계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견딜 수 있는 간격을 유지하세요.

직장 동료, 친구, 친척, 가족 예외는 없습니다.


정 없다, 차갑다 생각하지 마세요.

견딜 수 있는 간격이 유지되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어요.

그와 나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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