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박근필 May 12. 2024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두 자녀의 아버지로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글을 관통하는 키워드.
감사, 겸손, 성실, 기본, 열정, 의지, 좋은 습관 및 루틴, 욕심 버리기, 인성, 꾸준함, 좋아하는 일에 집중, 주도적인 삶, 남에게 무심, 행복, 고진감래, 새옹지마.
많은 구절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 하나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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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메고 공사판 비계를 오르면서 처음에는 누가 알아볼까 봐 내심 위축되는 기분이 들었다. 프로선수로 뛰던 손웅정이 막노동판에서 일한다고 수군대는 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남들이 하는 소리에 잠깐이나마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졌다. 날 때부터 프로선수였던 것도 아닌데, 프로로 좀 뛰었다고 그런 마음을 품다니 우스웠다. 일이 창피한 게 아니라 그걸 창피해했다는 것이 창피한 거였다. 살아가는 길이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왜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했나. 내가 삶에 교만하고 오만하다는 증거였다. 왕년에 뭘 했든 처자식 입을거리 먹을거리 챙기지 못하는 놈팡이가 될 바에야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했다. 낮은 자세로 삶을 대해야 했다. 그러자 마음이 누그러졌다. 이 공사판 막노동은 삶을 성찰하고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개똥밭에서 구를 수도 있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수도 있다. 그게 가장이었다. 자식을 낳았다고 다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 그렇게 일용직으로, 막노동판에서 일하며 살아도 남에게 꿀릴 게 하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자존감은 꽤 높았나 보다. 말 많고 관심 많은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외쳤다. “나는 내 삶을 살아야 해. 당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뭐라고 떠들든 난 상관없어.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어. 프로선수? 그건 다 옛날얘기야. 지금 내 상황은 이거고, 막노동판에서라도 벌어서 살아야 하는 게 지금의 나야.” 가장이라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첫째 의무다. 비록 내 뼈가 부스러지더라도, 당장의 내 삶과 내 생활은 없더라도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을 먼저 돌봐야 한다.
[...] 어떠한 계산도 편견도 없이 바라보는 두 아이의 눈이 무서워 언제 어디서든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자 했다. 우리 아이들은 알 것이다. 공 차는 것,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 운동장에서 뛰는 것, 사색하는 것, 책 읽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은 오직 이 다섯 가지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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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받을만한 삶의 태도도 많았습니다.
하루하루 충만하고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하루도 책을 놓지 않아야겠다는,
자녀를 잘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