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이가르닉 효과로 글쓰기

보태 쓰기

적게 써서 늘리는 두 번째 방법은 야금야금 보태기다.

눈덩이 굴리듯 조금씩 살을 붙여나가는 식이다.

이 방식은 처음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으나,

계속 해나가면 속도가 붙는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이 방식으로 글을 쓸 때는

노트북 화면 정중앙에 내가 써야 할 문서를 갖다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에 들어갔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나다가

오후에 들어가면 불현듯 떠오른다.

길을 걷다가, 차를 마시다가도 보탤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보태기로 글을 쓸 때 중요한 건 몰입이다.

써야 할 주제에 몰입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주제에 관한 책을 읽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이 주제에 관해 말해본다.

그러다 보면 불쑥불쑥 보탤 내용이 추가된다.


먼저 아무거나 생각나는 것으로 글쓰기에 착수한다.

이렇게 시동을 걸어놓으면 우리 뇌는

여기에 살을 붙이고 여백을 채우려고 힘을 쓴다.

이를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한다.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이 동네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들이 계산이 끝난 주문 내용은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아직 서빙하지 않은 주문 내용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 뇌는 끝나지 않거나 진행하고 있는 임무는

그것이 끝날 때까지 잊지 않고 기억한다.

보태 쓰기는 이런 뇌의 특징을 활용하는

글쓰기인 셈이다.


-중년의 글쓰기 어렵게 만드는 것, “줄이거나 늘리거나”, 강원국.



---



쓰고 싶은 글이 있을 때

일단 생각나는 단어나 문장부터 적으세요.

온종일 그 주제에 관해 생각하세요.

자이가르닉 효과를 믿어보고 써보세요.

점점 글에 살이 불어납니다.

몰입하면 할수록 빨리, 많이 불어날 거예요.

한 번에 다 쓰지 않고

이렇게 나눠서 쓰는 방법도 시도해 보세요.

글은 한 가지 방법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쓰면 됩니다.

반드시 일필휘지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그러기도 쉽지 않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Somed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