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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Sep 11. 2020

디자이너의 스타트업 이직

10명 이하의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수익이 없거나 적어서 경제적으로 불안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망하지 않아야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회사의 경제적 안전성은 중요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할 당시, 나는 회사의 경제적 안전성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스타트업으로 이직 후, 디자이너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 진짜 고려해야 될 사항이 뭐가 있을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보려 한다. (이 글은 10명 이하의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에 참고하기 적절하다.)


      




경제적 안전성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리더인지.


나는 스타트업에 대해 막 알기 시작했을 때 이직을 했는 데, 투자에 단계가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물론, 스타트업 이직 시 알아야 할 것들이라며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기는 많이 봤다. 스타트업 관련 지식을 공부하면서도 경제적인 부분은 나에게 큰 관심사가 아니었던지, 스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투자 관련해서는 지금도 최소한의 지식만 알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투자를 많이 받는 다고 돈이 많다고 망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돈이 얼마가 있든, 시간이 얼마나 있든, 주어진 자본에 한해서 그걸 어떻게 계획하고 실행하느냐에 결과가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돈이 없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내가 신뢰할 수 있는 리더인가. 회사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니까, 사람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나 직장을 잃을 위기라면, 그 위기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였느냐에 따라서 무언가를 잃더라도 더 도전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위기를 감수할 수 있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결정했다면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그게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업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보다는 내가 잘 알고 좋아하는 분야인지.


나는 지금 시대에는 발명보다는 발견이 더 쉽다고 생각한다. 쉬운 예로 중고 시장은 아주 예전부터 있었다. 중고나라 카페도 있었고 번개장터 앱도 있었다. 그런데 당근마켓이 중고시장 1위,  2020년 8월 기준 1000만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가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근마켓은 정말 그 이름만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당신의 근처에 가장 가까운 마켓이 되었다. 이것은 발명이 아닌 발견이다.


발견은 좋아하는 사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 못 이긴다는 말을 믿는 다. 나는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그 시간이 즐겁기 때문에.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더 아는 것도 많고 더 적극적이다. (디자인도 글쓰기도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른다. 누군가도 분명히 했을 그 생각을 나는 '발견'한다.


디자이너에게 사용자 관점은 정말 중요하다. 작업자의 관점보다는 실 사용자의 관점에 좋은 디자인이 정말 좋은 디자인이다. 내 관심사에 대한 디자인을 할 때는 작업자이면서도 사용자의 관점에 이입 하기에 정말 쉽다. 디자인만큼이나 그 주제에 대하여 진심이기 때문이다. 그 진심은 어떤 디자인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에도 충분하다. 때문에 설득력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에서 디자인을 하게 된다면 더 재밌게 더 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망하더라도 내가 솟아날 구멍이 있는지.


아끼고 노력했던 회사가 사라질 경우, 디자이너에게 남는 것은 디자인 작업물이다. 디자이너에게 경력만큼 중요한 것이 포트폴리오이다. 예를 들면, 사라진 회사에서 남긴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대기업 경력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시각적인 것을 만드는 디자이너는 그렇다. 눈에 보이는 게 이력서 한 줄보다 더 중요하다. 그렇기에 내가 입사해서 어떤 프로젝트의 어떤 작업을 하게 되는지는 가능한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좋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디자이너가 적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디자인 분야는 다양하다. UI 디자인, UX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편집 디자인... 등. 브랜드 론칭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UI 디자이너가 스타트업에 입사해서 UI 디자인이 아닌 다른 디자인을 더 많이 하게 된다면, 그것은 심적으로 존재의 의미까지 고민하게 된다. 현실적으로는 다음 이직에 UI 디자인으로 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


회사를 위해 노력했는데, 회사가 사라지고 심지어는 미래까지 불안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솟아날 구멍은 생각해야 한다. 조직의 구성원이기 전에 나는 개인이며 디자이너이다. 스스로 안전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회사여야 애정을 가지고 더 진심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가 여러 명이어야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디자이너 한 명으로 일하게 될 경우, 큰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다른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도 정말 큰 공부이고 성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의 우선순위는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계획하고 방향을 잡아야 미래를 좀 더 안전하고 단단하게 그려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를 한 명 이상 뽑지 못할 경우, 회사에서 디자인의 다양함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우선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떤 디자인 포지션으로 입사하며, 그 외 디자인의 경우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고 그에 대한 리스크는 디자이너 혼자 감당할 것이 아님을 서로가 알아야 한다.






그밖에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으로 연봉, 복지, 문화 등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아직 연봉을 협상할 만큼의 경력자는 아니고, 실력을 쌓아야 원하는 연봉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배울 게 더 많은 Baby Designer 이기에 연봉이나 복지를 따지기 보단 배움과 프로젝트를 우선으로 보고 이직한다.


스타트업의 복지나 문화는 이제껏 다녀본 회사들 중 가장 좋았지만, 자유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르고 지나친 자유는 무질서를 만든다. 어떤 환경인지에 따라 좋은 사람도 불편한 동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환경과 환경을 만드는 구성원들이 정말 중요하다. 또 좋은 사수는 누구나 바라는 일일 테지만, 세상에는 좋은 사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수가 없는 환경도 좋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사람마다 잘 맞는 친구가 있듯이 회사도 그렇다. 스타트업이 모두에게 좋은 회사가 될 수는 없으니,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하고 나에게 중요한 것이 그 회사에도 중요한지 확인하며 잘 맞는 회사를 찾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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