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가족
마음이 따뜻한 새벽.
괜스레 올려보는 우리의 첫 가족사진.
너와 가족이 되기로 결심했을 때는 정말 몰랐다.
다른 우리가 한집에 함께 사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우리 넷 다 그동안의 삶이 너무도 달랐기에.
생각이 달라 부딪히는 남자 사람과 여자 사람.
개들과만 살아온 개농장 출신 까만 개와 어느 시골집 엄마에게 젖을 통통하게 얻어먹은 듯 하지만 버려졌는지 길을 잃었는지 모를 아기강아지.
우리 넷 다 다른 종에 다른 성에 다른 인생을 살다 이렇게 만나 가족이 되기로 했을 때.
누군가 알았을까?
우리가 이렇게나 행복해질 수 있을지.
우리가 이렇게나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지.
사랑과 행복은 곳곳에 있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책을 나갈 때,
내 배고픔보다 너희 밥을 먼저 챙길 때,
그저 자는 모습에도 눈물 나게 예쁠 때,
처음으로 네가 나를 향에 웃으며 뛰어올 때,
작은 기침소리 하나에도 너의 건강이 걱정될 때,
보드라운 너의 털과 따뜻한 몸의 무게가 나에게 천천히 기대 질 때,
남녀 사람 오랜만에 단둘이 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화도 하지 않았는 데 둘 다,
이 비행기가 떨어지면 우리 아이들은 어쩌지 하고 동시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어디에나 있었다.
우리가 가족이 된 그날 그때부터.
어디에나 사랑이 있었다.
그래서 행복해. 매일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