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 펭귄의 여정
8번째 상담을 받고 한 주가 지났다.
마지막 상담에서는 현재의 정서 상태와 만족도를 설문으로 점검하고, 그동안의 상담 과정을 통해 변화된 점들을 종합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확실히 상담을 받기 전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관계와 상황을 분리하며 단호하게 거절하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결핍으로 남아 있던 감정들과 이미 지나간 일들에 대한 후회와 미련 또한 서서히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걱정과 불안에서 한 걸음 멀어지고 나니, 이제는 어딘가 허무에 가까운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때때로 흔들리는 나 자신을 보며, 추가로 6회의 상담을 더 진행하며 조금 더 스스로를 지켜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상담사님께서는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하기보다는 고민과 걱정을 나눌 수 있는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런 존재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상담을 통해 마음의 무거운 짐을 조금씩 내려놓으며 이제는 그 빈자리를 새로운 것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막연한 과거와 미래에 머무르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다.
요즘은 꾸준히 글을 쓰는 것보다
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데 더 집중하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가까운 곳에서 사진전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나를 소모시키던 것들과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키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아주 조금씩, 그래도 분명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