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시대, 이해의 노력

묵묵히 일을 하는 이들에게

by 강인함

겸손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습니다
이제는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는 사람을 ‘겸손하다’고 인정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의 사회는 회사든, 공동체든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보다,


목소리가 더 크고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을 더 주목합니다

사람은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기쁜지, 슬픈지, 혹은 아픈지 조차도 알기 어렵습니다

간혹, 감각이 예민하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이들은
작은 표정의 변화나 말투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조심스레 물어봐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사소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관심조차 갖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심하고

냉정하다고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내는 것도 벅찬,
각자도생의 시대이기 때문에

나 자신조차 돌보는 것이 힘겨운 세상에서
타인을 세심하게 챙기고 신경 쓴다는 건
더 큰 에너지와 여유가 필요한 일입니다

결국, 내가 여유를 가져야 다른 이들도 돌볼 수 있습니다.




저는 매 끼니를 때우러 회사 근처 버거킹 매장을 자주 찾는데

패스트푸드점 특성상 손님과 배달기사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아 언제나 바쁘고,
특히 비가 오거나 행사가 있을 때는
주문대기열이 빼곡할 정도로 혼잡하곤 합니다

그 와중에도 매장을 책임지는 매니저는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크루들에게 짧게나마 따뜻한 말을 건네고,
일손이 부족한 곳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의 일만으로도 벅찰 크루들이지만,
리더가 옆에서 응원하며 함께 해주니
모두가 조금은 더 힘을 낼 수 있는 듯했습니다

표현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읽어보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이해하고자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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