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하지만 방심하면 나도 모르게 중요한 것을 먼저 하지 않고 딴 길로 새버리곤 한다. 최근에 그런 경험을 또 했었는데, 역시 항상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하는구나 싶다.
최근에 내가 관심을 가졌던 프로젝트가 있는데 sst라는 프로젝트다. 원래는 Serverless STack의 약자였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까 풀 스택 애플리케이션 스택을 지향한다고 바뀌었다. 내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기존에 사용하던 Serverless framework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는데, 무엇보다도 배포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과 실시간 개발 환경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sst를 업무에 도입할 수 있을지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딴 길로 새는 경험을 또다시 했다. 이런 PoC를 할 때는 주요 워크로드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검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 Python 지원이 잘 되는지, 컨테이너 지원이 잘 되는지와 같은 것들을 검증해야 했다.
그런데 웬걸, 실제로 써보니 컨테이너와 관련된 부분이 원하는 대로 잘 되질 않았다. 삽질 모드에 진입했고 결국 sst 내부 코드까지 확인하여 근본 원인을 찾은 뒤에야 지금 나는 본말전도를 했음을 자각했다. 이걸 알고 나면 뭐 하겠는가, 어차피 잘 안되는 것을. 잘 되는지, 안 되는지 검증하는 것까지가 중요한 것이었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종종 하곤 한다. 나처럼 호기심에 정신이 팔려서, 혹은 덜 중요한 다른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서 그렇게 된다. 딴 길로 샜다가 금방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러다 결국 중요한 일을 빨리 마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부턴가 일을 하다가 중간에 멈춰서, 혹은 저녁에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메타 인지를 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원래의 중요한 일을 우선하고 있는 게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아니다 싶으면 딴 길로 샜던 일을 멈추고 원래의 일로 돌아간다. 부끄럽게도 딴 길로 새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 도움이 된다. 나와 비슷한 경험이 많은 분이 있다면 이렇게 메타 인지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시스템화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