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정의 하이엔드 월드(High-End World) 54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대보초)에서는 세계 최고, 최대의 산호초가 만드는 경이로운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 짙푸른 바다와 새하얀 해변, 빛나는 햇빛, 대자연의 숨 막히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리조트에서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도 즐긴다.
대보초는 브리즈번을 주도로 하는 호주 퀸즈랜드의 북동쪽 해안에 자리잡고 있다. 남북으로 약 2000㎞ 이어지고, 면적은 20만7000㎢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지이다. 파푸아 뉴기니 남쪽에서 시작해 퀸즈랜드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다. 198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었으며 우주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유일한 자연물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바다에 잠겨있고 일부는 바다 위로 나와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2900여 개의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지닌 산호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해양생물의 마지막 은신처가 되기도 한다. 500여 종의 산호, 1500여 종의 어류, 3000종의 패류, 5000여 종의 연체동물, 175종의 조류를 포함해 멸종 위기에 있는 초록 거북, 듀공, 대형 고래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서식하는 어류 중 상당수는 산호초에서만 서식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대보초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이지만 제일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은 스쿠버 다이빙이다. 산호초가 만들어내는 신기한 바닷속 광경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대형 리조트에는 스쿠버 다이빙을 위한 전문 강사가 있으며 초보자라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이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쿠버 다이빙이 부담스럽다면 스노클링이나 서브시 어드벤처(Subsea Adventure) 혹은 시워커(Seawalker)에 참여해도 좋다. 대보초가 워낙 거대해서 ‘스노클링 사파리’라고도 부른다. 스노클링은 스쿠버 다이빙과 마찬가지로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며 산호와 바다 생명들이 많은 지역을 찾아가 바다의 신비함을 경험한다. 서브시 어드벤처는 잠수함을 타고 투명한 유리 바닥을 통해 바닷속을 감상한다. 시워커는 우주인 같은 헬멧을 쓰고 수심 3m 이하로 내려가 바다 밑바닥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스쿠버 다이빙만은 못하겠지만 수면에 둥둥 떠 있는 스노클링과는 또 다른 재미다.
바닷속 세계의 탐험이 끝나면 좀 더 느긋하게 바다가 선사하는 경치를 감상해본다. 대보초의 중심인 휘트선데이 제도(Whitsundays Islands)의 섬들을 둘러보며 해변에서 점심을 먹는 크루즈나 대보초를 하늘에서 한눈에 감상하는 헬기 투어도 있다. 특히 헬기 투어를 택하면 산호초 군락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하트 리프(Heart Reef)를 둘러볼 수 있다. 자연이 만든 하트 모양의 산호여서 신혼여행객에게 더욱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휘트선데이 제도에는 모두 75개의 섬이 있지만 이 중에서 사람이 살는 섬은 8개에 불과하다. 이 중 가장 번화한 곳은 해밀턴 아일랜드다. 휘트선데이 제도에서 유일하게 공항이 있으며 가장 많은 거주자가 살고 있는 곳이다. 시드니·멜버른·브리스번·케언즈 등 호주의 주요 대도시에서 직항편이 있으며, 리조트 외에도 다양한 부티크숍과 레스토랑이 있는 중심가에 있다. 휘트선데이 제도를 운행하는 크루즈의 출발지이며 해양 액티비티의 본부이기도 하다. 섬 면적의 70%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을 만큼 각별하게 자연을 보존하고 있으며 연중 온화한 날씨와 푸른 바다, 넓은 백사장이 조화를 이뤄 오랫동안 천국 같은 곳이라 불려왔다.
해밀턴 아일랜드 북쪽에는 6성급 리조트로 꼽히는 ‘퀄리아’도 있다. 리조트 소유주인 오틀리 가족은 호주 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리조트를 지었다고 한다. 퀄리아는 라틴어로 ‘깊은 감각 경험의 집합체’를 뜻한다고 한다. 리조트에서는 아름다운 해안과 파도 소리, 유칼립투스의 향, 섬 나무와 돌로 지은 환경친화적 건물이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 또 최고 수준의 셰프가 만드는 음식, 건강 휴식 프로그램 등이 있어 인간의 모든 감각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치를 충족시켜 준다. 그야말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호주식 휴양의 이상을 추구하는 곳이다.
* 이 글은 2016년 2월 3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