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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정 Aug 23. 2024

코뿔소·물소·치타와 하룻밤~

서현정의 하이엔드 월드(High-End World) 58

아프리카 최고의 사파리 리조트, 싱기타


싱기타(Singita)는 아프리카 최고의 사파리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탄자니아, 짐바브웨에 리조트를 가지고 있다. 총 12곳의 로지는 각 지역 특색에 따라 다른 인테리어와 시설·규모를 갖추고 있다. 세계 유명 글로벌 잡지들에서 매년 실시하는 베스트 리조트 10위 안에 늘 꼽히는 곳들이다.


특히 탄자니아 세렝게티에 있는 ‘싱기타 그루메티(Singita Grumeti)’는 할리우드의 인기 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제시카 비엘의 허니문 장소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들의 허니문 이전에 이미 월스트리트의 유면한 금융가들과 빌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등이 단골 손님으로 찾던 곳이기도 하다. 싱기타는 그루메티는 ‘끝없는 평야’라는 뜻을 가진 세렝게티에 있는데 그 뜻 그대로 서울시 면적의 2배가 조금 넘는 약 1416㎢의 넓은 부지를 갖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넓은 부지가 한 리조트의 소유지라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100만 마리가 넘는 누 떼의 대이동을 직접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루메티의 총 5개 로지 중 사사카와 로지(Sasakawa Lodge)는 식민지 시대 영주의 저택 모습을 하고 있다. 넓은 초원을 향해 자리잡은 인피니티 풀이 시그네쳐이다. 파루파루 로지(Farufaru Lodge)는 허니문 장소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루메티 강 옆에 위치해 강으로 물을 마시러 오는 코끼리나 강 건너 나무에서 장난치는 원숭이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여기에 침실 창문 사이로 이동하는 동물들도 촬영할 수 있어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한편 영국 영주의 소유였던 앤티크 가구와 2대의 시보레 관광 자동차로 장식된 사보라 텐티트 캠프(Sabora Tented Camp)는 고전적인 1920년대 캠프 스타일을 럭셔리한 현대적인 설비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좀 더 다이나믹한 모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바일 익스플로어 텐티드 캠프 (Singita Explore Mobile Tented Camp)도 권해본다. 사파리를 즐기기 좋은 최적의 장소를 동물 이동 경로에 따라 레인저와 상담 후 직접 선택하는 새로운 개념의 로지이다. 럭셔리하지만 액티브한 최고의 사파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싱기타 그루메티의 모든 로지에서는 치타, 큰 귀 여우, 검은 코뿔소, 마사이 기린, 사자, 코끼리, 물소, 콜럼버스 원숭이 등을 볼 수 있다. 사파리는 광대한 싱기타 리조트의 사유지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밀렵을 막고 지속가능한 동물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앞장을 서왔다. ‘기적의 땅’이라는 이름 그대로 세렝게티에 기적을 만들었다고 평해진다. 이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월드 투어리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이로비 공항에서 리조트 전용 경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면 친절하면서도 잘 훈련된 싱기타 스테프들이 맞이한다. 비행하는 내내 고도가 높지 않아 이미 하늘에서 사파리를 경험할 수 있다. 로지까지 벌판을 따라 난 길을 달리면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내가 정말 이제까지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들어서게 되는구나 가슴이 뛰게 된다.


전용기의 수하물 제한 때문에 짐의 사이즈와 무게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쉽지만, 리조트 안에 24시간 전담 버틀러 서비스와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로 식사, 사파리, 음료 및 주류가 제공되고 날씨도 온화하여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다. 꼭 필요한 것이라면 뜨거운 햇빛을 가릴 선글라스와 선크림, 모자, 그리고 달리는 사파리 차량 내에서 먼지와 바람을 막을 커다란 스카프. 조금 더 한다면 작은 망원경과 기적적인 명 장면을 촬영하도록 도와줄 카메라 등.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 두 번의 사파리를 전용차량에 전문 레인저와 함께 즐긴다. 해질녘 드넓은 벌판에 펼쳐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주석으로 만든 잔에 따뜻한 밀크티와 비스킷을 즐긴다. 찻잔을 건네는 레인저들의 투박한 손도 지휘봉을 잡은 마에스토로의 손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순간 멀리서 울려오는 수많은 동물들의 울음 소리. 세렝게티에 밤이 찾아온다.



* 이 글은 2016년 3월 2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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