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이 되는 곳, 모로코 다르 아흘람
서현정의 하이엔드 월드(High-End World) 67
모로코 다르 아흘람(Dar Ahlam)이 있는 우와르자자트(Ouarzazate)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스타워즈' '아라비안 로맨스''클레오파트라''알렉산더'의 촬영지가 되었을 만큼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모로코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아틀라스 산맥과 나쪽 사하라 사막 사이, 오아시스로 가는 길과 통해있는 곳으로 '사막의 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가기 힘든 모로코에서도 대륙 안쪽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이동을 해야하는, 참으로 가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그 어려움을 감수하게 되는 사람들의 역사와 사하라 사막의 신비한 자연이 있는 곳이다.
사막이 시작되는 우와르자자트에 1920년대 지어진 북부 아프리카 스타일의 고성 호텔, 다르 아흘람. 사막의 햇빛과 바람을 견디며 오랜 세월 버텨온, 고즈넉하면서도 조금은 황량한 북아프리카 만의 이국적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대추나무와 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성의 내부에는 구불구불하고 좁은 계단, 작은 방, 아늑하고 조용한 구석구석의 공간들, 그리고 100만 개는 될 듯 빼곡하게 걸린 랜턴으로 아라비안 나이트의 미궁 속에 빠진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는 수영장이나 터키식 목욕탕을 이용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도 좋고 산악자전거, 하이킹, 낙타 타기, 오아시스 농장 방문 등 주변의 활동을 즐겨도 좋다. 그러나 잊지 말고 꼭 경험해봐야 하는 것, 사하라 사막의 호텔 소유 야영지에서 둘 만의 캠핑을 해보는 것이다. 텐트부터 음식까지 모든 것은 원하는대로 호텔에서 준비해준다. 필요한 것은 드넓은 사막의 적막 속에서 두 사람과 하늘의 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특별한 순간을 느껴보는 것 뿐이다.
다르 아흘람을 충분히 즐긴 후에는 모로코의 다른 도시들과 그 곳의 고성 호텔을 둘러보는 여행으로 이어가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명대사로 유명한 영화 '카사블랑카' 험브리 보가트와 잉글릿드 버그만을 떠올리며 카사블랑카의 항구가 보이는 카페에서 피아노 소리와 어우러지는 칵테일을 한 잔 마셔본다. 북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항구이며 오래 전부터 유럽과의 거래가 많았던 카사블랑카는 최근 새로운 미식 도시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1200년 전 이슬람 세계가 그대로 남아있는 페스(Fez)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하다는 9000개의 미로 같은 골목길을 발 닿는 대로 걸어 봐도 좋겠다. 모로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마라케쉬의 메디나가 주는 삶의 흥겨움에 빠져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과 같은 아름다운 성과 건축물이 이 아름다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
호텔은 페스에서는 리아드 페스(Riad Fez) 마라케쉬에서는 사르 차르 바흐(Ksar Char-Bagh)를 권해본다. 모두 모로코에서의 역사의 흔적을 느끼며 이국적인 로맨스를 이어갈 수 있는 를레 & 샤토(Relais& Chateaux)의 또 다른 고성 호텔들이다.
* 이 글은 2016년 5월 18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